2020년 9월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이 불어난 강물에 침수돼 있다. 태화강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연합뉴스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21세기 말 우리나라의 유역별 극한 강수량이 현재보다 최대 70% 넘게 증가해 홍수 발생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상청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는 13일 유역별 극한 강수량의 미래 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센터는 현재(2000~2019년) 대비 우리나라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강수량 변화량을 산정해 미래 유역별 극한 강수량을 분석했다 .
분석 결과를 보면, 탄소 배출을 현재와 유사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지속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100년에 한 번 나타날 극한 강수량)은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에 현재(2000~2019년)보다 약 5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는 약 29%, 중반기(2041~2060년)에는 약 4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는 100년 빈도 극한 강수량이 21세기 전반기와 중반기, 후반기에 각각 약 31%, 31%, 29%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탄소중립 정책의 효과로 지구온난화 진행속도가 줄어들면 극한 강수가 줄어 홍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대비 미래 권역별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 변화 전망. 기상청 제공
권역별로 살펴보면,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21세기 후반기에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은 한강동해 권역 약 73%, 낙동강동해 권역 약 6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증가폭이 가장 크게 나타난 제주도 권역은 21세기 중반기에 약 7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율이 50% 이상인 권역 수는 21세기 전·중·후반기 각각 1개, 7개, 16개로 예상됐다.
반면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세기 후반기 대부분의 권역에서 변화율이 50% 이하로 나타났다. 50% 이상인 권역 수는 21세기 전·중·후반기 각각 2개, 3개, 1개에 그쳤다. 특히 한강동해 권역은 약 39%, 낙동강동해 권역은 약 19%로 고탄소 시나리오에 견줘 증가폭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