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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암모니아 혼소발전이 무탄소?…“석탄발전과 탄소 배출 비슷”

등록 2022-10-04 08:00수정 2022-10-04 08:59

기후솔루션 “그레이 암모니아 가격, 톤당 200달러를 상회”
석탄화력발전소. 게티이미지뱅크
석탄화력발전소. 게티이미지뱅크

‘무탄소 발전’으로 알려진 암모니아 혼소(2종류 이상의 연료를 연소)발전이 석탄발전과 비슷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은 아직 상용화가 된 발전은 아니지만, 암모니아를 태울 때 석탄을 섞는 방식이 주로 검토된다는 점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고,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단계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에너지·기후변화 정책 관련 전문가 단체인 기후솔루션은 3일 기후 분석 연구기관 트렌지션제로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석탄: 일본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 과정에서 청정 석탄 기술이 담당하는 역할’ 한국어판을 내어 “암모니아 혼소발전에 대한 실증연구가 앞서 있는 일본의 사례에 견줘봤을 때, 국내에서 추진 중인 암모니아 혼소발전 확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2030년까지 암모니아 혼소발전(1.1%), 수소 혼소발전(1.2%) 등 혼소발전 비중을 총 2.3%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렌지션제로는 이 보고서에서 현재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발전 단계에서 암모니아 비중이 20%인 혼소발전은 석탄발전(925gCO2/㎾h) 대비 75%의 온실가스(693gCO2/㎾h)를 배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발전 단계뿐 아니라 생산, 수송, 발전 등 전 과정을 모두 고려하면, 그레이 암모니아(1153gCO2/㎾h)는 석탄(1260gCO2/㎾h)과 비슷한 수준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암모니아는 공기 중의 질소와 별도 추출한 수소를 결합해 만들어지는데, 결합하는 수소의 종류(그레이·블루·그린)에 따라 그레이·블루·그린 암모니아 등으로 나뉜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증기와 반응시켜 물에 함유된 수소를 추출한 것이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모아서 만든 탄소 배출을 줄인 수소다.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기후솔루션은 이런 분석을 두고 “탄소 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 달성을 위해 암모니아를 발전용 연료로 도입할 이유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라고 했다.

일본의 석탄 발전과 암모니아 혼소발전이 전과정에서 내뿜는 온실가스 비교. 그레이 암모니아 경우 배출량이 석탄과 비슷하다. 트렌지션제로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아직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암모니아와 다른 연료를 섞어 태우는 발전 방식이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로 이루어져 이론적으로는 연소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자연발화 온도가 높아 연소가 잘 안 된다. 이 때문에 석탄과 혼합해 연소하는 방식이 현재 주로 검토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게 된다. 또한 암모니아는 수소로부터 생산되기 때문에 수소 생산방식에 따라 추가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작고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S)이 상용화되지 않은 현시점에서는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 그레이 수소로 생산하는 그레이 암모니아가 (혼소발전의) 핵심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암모니아 혼소 발전이 경제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부족하고,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렌지션제로는 “그레이 암모니아의 가격은 톤당 200달러를 상회하며, 이는 기존 석탄 가격의 두배를 넘는 수준”이라며 “게다가 재료가 되는 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인 일본이 계획대로 혼소발전을 진행한다면 매년 2500만톤가량을 국외에서 추가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국 역시 천연가스 수입 세계 3위, 암모니아 수입 세계 4위국이다.

트랜지션제로 보고서를 작성한 재클린 타오는 “한국의 암모니아 혼소발전 정책은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와 탈탄소 및 넷 제로(6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 노력에 해가 될 것”이라며 “감축 효과는 미미한 반면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석탄발전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규리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한전이 연료비 급등으로 인해 올해 말까지 30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 역시 비싼 암모니아 혼소발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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