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활동가들이 16일(현지시각)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에 비해 1.5도로 제한하라는 요구를 언급하며 ‘살아 있으려면 1.5도’라고 쓰인 펼침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샤름엘셰이크/AFP 연합뉴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가 18일(현지시각) 폐막을 앞둔 가운데, 당사국들이 합의문 도출을 위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로이터> 통신을 보면, △기후변화로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을 보상하기 위해 별도의 기금을 설립하는 문제와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묶어두는 목표 한계치를 놓고 각국이 특히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이번 총회 핵심 의제인 기후변화에 따른 개도국의 ‘손실과 피해’를 지원하는 문제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견해차가 가장 큰 지점이다. 개도국은 기존 기후재원과 별개로 ‘손실과 피해’를 지원할 수 있는 전담 기구를 새롭게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선진국은 유엔기후변화협약 산하 기후재원 마련 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과 지구환경금융(GEF), 적응 펀드 등 기존 재원 기구를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다만 여지는 남아 있다. 유럽연합(EU)이 개도국의 ‘손실과 피해’에 대해 6천만유로(약 796억원)를 지원하겠다며 협상을 진전시킬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지구 온도 상승 한계치를 두고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일부 국가가 ‘1.5도 목표’를 언급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20개국(G20)이 앞서 16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채택한 정상선언문에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이번 총회 당사국도 1.5도 목표치를 약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석탄발전 감축도 논란거리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당사국총회에서 각국은 석탄의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으나, 세계 2위의 석탄 구매국인 인도는 석유, 천연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에 국가들이 동의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석탄 사용에 집중된 관심을 줄이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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