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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RE100은 무역 장벽 아니라 여권…한국은 왜 CF100 하나?”

등록 2023-06-08 11:00수정 2023-06-08 11:19

인터뷰 | 더 클라이밋그룹 에너지 부문 총괄책임자 샘 키민스
더 클라이밋 그룹 샘 키민스 에너지 부문 총괄 책임자가 지난 2일 줌을 통해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더 클라이밋 그룹 샘 키민스 에너지 부문 총괄 책임자가 지난 2일 줌을 통해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시에프100(CF100)을 추진한다고요? 몇 달 혹은 몇 년 안에 활용 가능한 풍력 및 태양광이 있는데, 여기에 쏟을 수 있는 시간, 관심, 투자를 놓칠 수 있습니다.”

샘 키민스 ‘더 클라이밋 그룹’ 에너지 부문 총괄 책임자는 최근 한국 정부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아르이100’(RE100)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해 ‘시에프100’을 새 탄소중립 기준으로 세우겠다고 나선 데 대해 이렇게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낮은 우리나라의 기업들에는 ‘아르이100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원자력과 수소연료 등을 포함한 ‘시에프100’이 합당하다는 논리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키민스 총괄은 인허가에서 건설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원전에 기반을 둔 시에프100 추진에 집중하다가 결국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요구하는 산업 수요를 맞추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속한 더클라이밋그룹은 기후변화 및 에너지를 전문으로 하는 다국적 비영리 민간단체로, 전세계 국가와 기업들을 대상으로 ‘아르이 100’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1일과 2일 <한겨레>와 한 서면·줌 인터뷰에서 “전세계 기업들에게 아르이100은 ‘무역장벽’이 아니라 ‘국제 무역을 위한 여권’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기조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자발적 아르이100 캠페인 동참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계기를 확보했다는 효능감을 얻고 있다는 취지다. 최근 카카오와 엘지전자 등 국내 33개 기업이 이 캠페인에 동참한 것도 “21세기에 걸맞은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키민스 총괄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기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각국 정부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보내는 이런 ‘신호’와 관련 “재생에너지 보급 측면에서 경쟁국보다 뒤처진 한국에서 특히 중요하다”며 “기업들은 이를 비즈니스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왼쪽)와 2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경북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왼쪽)와 2호기.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키민스 총괄의 눈에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한국은 ‘값싸고 깨끗한 재생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는 나라’다. 그는 세계 풍력 에너지위원회(GWEC)에서 2021년 7월 보고한 자료를 근거로 “한국에서는 해상풍력만으로 624GW의 발전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이는 산업계의 수요를 충당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북미에서 재생에너지 전기가 저렴한 이유는 재생에너지 성장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재생에너지 정책의) 유일한 장벽은 정치적 의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30.2%에서 21.6%로 낮춘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후퇴했다”고 비판하며 “일부 논평가들은 한국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10%밖에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원전에 방점을 찍은 시에프100을 표준으로 추진하는 데 대해서도 “현재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와 규모 면에서 국제적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 정부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려는 것 말고는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키민스 총괄은 이어 “한국이 ‘원전 한 바구니’에 모든 것을 담으려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원전은 넷제로(온실가스의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도록 해 순 배출을 0로 만드는 것)에 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미래 에너지 시스템에서 새로운 원전을 건설해 역할을 맡기는 데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과 안전, 폐기물 처리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발전소를 건설할 때 소요되는 비용이 막대하고,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린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을 건설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 “(원전 강국인) 프랑스·영국·미국 등 많은 국가들이 많은 국가들이 다양한 전력 생산 방안(에너지 믹스)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할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모두 재생에너지(확대) 추진을 포기하지 않았고, 아르이100 운동이 제공하는 기회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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