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은행과 지역개발은행 등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청정에너지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가 지난 1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폐막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 늘리기로 했지만, 개도국의 에너지전환 관련 재원 지원을 합의하지는 못한 데 따른 것이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에너지 회의에서 신흥국과 개도국에 대한 청정에너지 투자는 2015년 이후 제자리 걸음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지금부터 (2024년 11월 제29차 당사국총회가 열리는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까지 국제에너지기구의 주요 과제는 개도국과 신흥국에 자본이 유입될 수 있도록 위험을 줄이는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라며 “(개도국) 청정에너지에 대한 자금 조달, 투자 위험 제거, 양허성 자금(원조적 성격을 담아 이자율·상환기간 등을 유리하게 제공하는 자금) 제공이 세계은행, 지역개발은행 및 금융 부문의 핵심 우선순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 발언은 제28차 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대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3배로 늘리면서,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선 개도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이 시급하다는 인식 속에서 나왔다.
실제로 2015년 이후, 중국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청정에너지 투자가 거의 2배로 증가했지만, 개도국에 대한 청정에너지 투자는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개도국의 태양광 투자 비용이 선진국에 견줘 최대 4배까지 높은 만큼, 투자 비용 회수 등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이번 당사국총회에서 전 세계가 합의한 전지구적 이행점검 합의문을 보면, 개도국이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간 약 4조3천억 달러(약 5580조원)를 청정에너지에 투자하고, 2050년까지는 이를 연간 5조 달러로 늘려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선 개도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금 조달 메커니즘은 합의하지 못하고, 개도국을 지원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명시하는 데 그쳤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현재 세계에는 충분한 자본이 있다”며 “세계은행, 지역개발은행, 금융기관이 일부 보증과 위험 제거 메커니즘을 제공한다면 잠재력이 큰 만큼 자금이 매우 빠르게 유입될 것”이라고 했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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