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빙하의 붕괴도 크고 빨라지고 있다. 1993년 알래스카 남부의 차일즈 빙하가 무너져내릴 때는 높이 4.의 해일이 발생해 시민 두 명이 다치기도 했다. 류우종 <한겨레21>기자 wjryu@hani.co.kr
[2007 새해특집] 기후 대재앙 오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50년뒤 지구 모습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50년뒤 지구 모습
2057년 여름, 장마가 실종된 지 벌써 10년째다. 농토는 타들어가고 대도시에선 열파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05년 미국을 덮쳤던 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보다 규모가 큰 태풍이 한반도에 ‘물폭탄’을 퍼부을 것이란 기상특보가 나온다. 제주도에서 과다출혈로 목숨을 앗아가는 열대병인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놀랍지도 않다. 아마존 우림은 사막이 돼 가고 있고, 그린란드의 얼음이 절반쯤 녹으면서 국토가 물에 잠긴 방글라데시와 남태평양의 환경난민들이 세계를 떠돌고 있다. 정부는 제방을 높이는 데 돈이 너무 든다는 여론에 따라 새만금 간척지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가뭄·집중호우 극단 되풀이…제주 열대화
그린란드 얼음 절반 녹아…“당장 손써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이변을 그린 이 가상도는, 이대로라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엔 전문가위원회가 작성한 공식 시나리오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최근 “지구온난화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끔찍한 재앙을 피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우리의 자식들은 ‘왜 우리 부모들은 뻔히 알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라고 물을지 모른다. 지난달 27일 서해안 안면도 지구대기감시관측소의 이산화탄소 계측기는 392ppm을 가리켰다. 산업혁명 이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 280ppm보다 30% 이상 높은 수치다. 이 관측소 조천호 박사는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방출되면 5년에서 200년까지 없어지지 않은 채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를 덥히는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에 관한 가장 권위 있는 유엔기구인 ‘기후변화 정부 간 위원회’(IPCC)는 2001년 발표한 3차 평가보고서에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한 끝에, 2100년까지 지구의 기온은 1990년보다 1.4~5.8℃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 상세한 예측결과를 담은 4차 보고서는 올해 안에 나온다.
기온이 100년 동안 기껏 5~6도 오르는 게 무슨 큰 일일까. 기후전문가들은 지구표면 온도가 평균 1℃ 오르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지구평균기온의 상승 폭은 고작 0.6℃였는데도 지구는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 100만년 동안 지구 기온이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없었다.
유럽연합은 최근 지구 기온을 산업혁명 이후 2℃ 상승 범위에서 묶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 정도의 온난화도 지구에 끼치는 영향은 심각하다.?(도표 참조) 저명한 기후학자인 미 항공우주국 제임스 한센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1.8℃만 높아도 지구는 위험한 상태에 빠진다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지구표면을 한 변이 수㎞에서 수백㎞인 격자로 나눈 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미래의 기후를 예측한다. 각국은 이런 기후모델을 바탕으로 다가올 기후이변에 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여러 기후모델은 공통적으로 고위도 지역으로 갈수록 기온 상승 폭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기온은 얌전하게 오르는 게 아니라 극단적으로 높고 낮은 시기를 되풀이하면서 전체적으로 상승하고, 가뭄 속에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등 극단적인 이상기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본 기상연구소는 최근 세계적 수준의 슈퍼컴퓨터인 ‘지구 시뮬레이터’로 분석한 결과, 금세기 말 장마전선은 6월말부터 8월초까지 장기간 일본에 머물러 한국과 중국 황하유역은 심각한 물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동아시아의 강수량이 늘어 홍수피해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는 기후모델도 있다.
한반도에서 세계적 기후변화는 좀더 강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권원태 기상청 기상연구소 기후연구실장은 “자체 모델로 계산한 결과 2100년 동아시아 기온은 지구평균이 4.6℃일 때 6.5℃ 상승하고, 강수량도 지구평균이 4.4% 늘 때 동아시아는 10.5% 느는 것으로 나왔다”며 “한반도에는 집중호우와 가뭄이 늘고 태풍이 대형화하는 등의 기상이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 그런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2006년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은 13℃로 기상관측 이래 5번째로 높았다. 가장 높은 5번은 모두 1990년 이후 관측됐다. 지난해 7월 중부지방 강수량은 관측 이래 가장 많았지만, 3·8·9월은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변을 보였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사막화, 그린란드와 남극 빙붕(대형 얼음판)이 녹는 데 따른 해수위 상승, 대서양 해류순환의 붕괴로 생기는 북유럽 한냉화 등으로 2억5천만명의 환경난민이 발생하는 공상과학 같은 얘기가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로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지구호’의 온난화를 멈추게 해 파국을 피하려면 지금 당장 손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다. 초대형 탱커가 항구에 정박하려면 25㎞ 전에는 엔진을 꺼야 한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그린란드 얼음 절반 녹아…“당장 손써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이변을 그린 이 가상도는, 이대로라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엔 전문가위원회가 작성한 공식 시나리오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최근 “지구온난화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끔찍한 재앙을 피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우리의 자식들은 ‘왜 우리 부모들은 뻔히 알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라고 물을지 모른다. 지난달 27일 서해안 안면도 지구대기감시관측소의 이산화탄소 계측기는 392ppm을 가리켰다. 산업혁명 이전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 280ppm보다 30% 이상 높은 수치다. 이 관측소 조천호 박사는 “이산화탄소는 한 번 방출되면 5년에서 200년까지 없어지지 않은 채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를 덥히는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온도 상승이 부를 환경재앙
과학자들은 지구표면을 한 변이 수㎞에서 수백㎞인 격자로 나눈 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미래의 기후를 예측한다. 각국은 이런 기후모델을 바탕으로 다가올 기후이변에 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여러 기후모델은 공통적으로 고위도 지역으로 갈수록 기온 상승 폭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기온은 얌전하게 오르는 게 아니라 극단적으로 높고 낮은 시기를 되풀이하면서 전체적으로 상승하고, 가뭄 속에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등 극단적인 이상기상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구 표면의 온도 변화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