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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사회복지학 전공한뒤 북에 가서 복지사업 펼치고파”

등록 2007-01-04 21:34수정 2007-01-04 21:38

두번의 탈북 등 먼 길을 돌아 오는 3월 성균관대 사회계열 07학번 새내기가 될 새터민 김달래(가명)씨.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두번의 탈북 등 먼 길을 돌아 오는 3월 성균관대 사회계열 07학번 새내기가 될 새터민 김달래(가명)씨.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2007 새아침 희망 릴레이 ④ 대학 새내기 새터민 김정민씨

2번의 탈북끝에 홀로 남으로…“한국생활 적응 쉽지 않았지만 피터지게 공부…북에 학교 세울래요”

오는 3월 입학식을 앞둔 수많은 대학 새내기들이 있다. 성균관대 사회계열 07학번 김달래(21·가명)씨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만 보면 그의 외모나 말씨는 여느 스무살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는 또래들이 상상하기 힘든 혹독한 시련을 견뎌냈다. 대학에서 맞는 올봄의 햇살이 그에겐 더욱 특별한 이유다.

함경북도 무산이 고향인 김씨는 열한살 나던 1996년, 광산노동자였던 아버지를 사고로 잃었다. 3년 동안 진행된 ‘고난의 행군’으로 삶은 이미 ‘가는 길 힘들어도 웃으며 갈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해 8월 어머니, 세살 위 누이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갔다. 같이 다니면 위험할 것 같아 뿔뿔이 흩어진 뒤 김씨는 옌지(연길)의 조선족 교회에 몸을 숨겼다. 99년 6월 중국 공안에 붙잡혀 끌려간 북한의 회령 구호소에서 다시 탈출해 두만강을 건너려다 급류에 휩쓸렸다. 나무뿌리를 붙잡고 간신히 살아났다.

다시 옌지의 교회를 찾았다. 공안의 눈길을 피해 2년 넘도록 바깥출입도 마음대로 하지 못했다. 김씨는 “갇혀지내던 그때의 고통이 고난의 행군 때보다 심했다”고 회상했다. 볼 책이라고는 성경뿐이었다. 2002년 6월 초 무작정 베이징행 기차를 탔다. 한국방송 위성 채널의 뉴스에서 본 것처럼 공관 담을 넘어 남한으로 올 요량이었다. 한국대사관을 찾던 중 눈에 띈 캐나다대사관 담장을 그냥 훌쩍 넘었다.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그때 김씨는 한국 땅을 드디어 밟았다.

한국 생활은 적응이 쉽지 않았다. 1년반 동안 지낸 천안의 늘푸른청소년쉼터에서 초·중등 과정 검정고시를 통과했으나, 대안학교인 부산 지구촌고등학교에 들어간 뒤 좌절이 시작됐다. 북한에서 인민학교 3학년을 중퇴한 그는 수업 시간에 “분명 한국말인데도 못 알아먹었다.” 속이 타 눈물을 흘리는 것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흔들리는 그의 곁엔 반 친구들과 신기영 교장선생님, 이지수 행정실장님이 있었고, 대학에도 합격했다.

김씨의 앞날에 놓인 길은 순탄하지 않다. 다른 새터민 대학생들이 그랬듯, 대학 교과 과정을 쫓아가기도 힘들 것이다. 그는 “피 터지게 공부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청춘사업’은 당분간 꿈도 못 꾼다.

하지만 이제 그의 얼굴엔 웃음이 돌아왔다. 뚜렷한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북한에 가서 선교활동과 사회복지 사업을 펼치는 게 꿈이다. 김씨는 “그때쯤이면 통일이 되지 않겠느냐”며 “많은 혼란이 있을텐데 북한에 학교와 병원을 세우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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