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적물에 유기물 많아 준설때 수질오염 우려
낙동강 달성보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퇴적물에서 맹독성 중금속인 수은이 미국 권고기준보다 많이 섞여 있음이 정부 조사에서 드러났다. 또 이 퇴적물에는 물을 썩게 만드는 유기물도 고농도로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4일 발표한 ‘달성보 퇴적토 오염도 조사 결과’를 보면, 수은은 한국수자원공사 수돗물분석센터 분석에서 ‘불검출’됐으나,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분석에선 퇴적토 1㎏당 0.16㎎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생생물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해양대기청(NOAA)이 설정한 권고기준인 퇴적물 1㎏당 0.15㎎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에는 하천 퇴적토를 관리할 환경기준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두 조사기관의 시료를 채취한 날짜가 달라 분석 결과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측정된 수은 농도는 토양오염 우려기준인 퇴적토 1㎏당 10㎎에 못 미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육상과 달리 물속에서는 유해물질이 물에 녹아 생물에게 피해를 주거나 먹이사슬을 통해 농축될 수 있어 토양오염 우려기준 대신 미국 권고기준 등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낙동강은 영남 주민의 식수원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생략한 하천 퇴적토의 오염 상황에 대한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낙동강 달성보에서 채취한 퇴적물에는 유해물질뿐 아니라 유기물질도 다량 들어 있어 준설 과정에서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고, 준설 후 성토재로 재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대한하천학회 등의 분석 결과 유기물 함량은 3만5000~4만6000ppm으로 나타났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환경공학과)는 “준설된 달성보의 퇴적토에서 심한 냄새가 났다”며 “이 정도면 준설해 인근 논밭에 야적했을 때 유기물이 부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4대강 추진본부는 낙동강에서 모두 4억4000만㎥의 퇴적토를 준설할 계획이며, 오염이 심한 퇴적토는 세척 등의 과정을 거친 뒤 농경지 등의 성토재로 쓸 예정이다. 창원/최상원 기자, 권은중 기자 csw@hani.co.kr
4대강 추진본부는 낙동강에서 모두 4억4000만㎥의 퇴적토를 준설할 계획이며, 오염이 심한 퇴적토는 세척 등의 과정을 거친 뒤 농경지 등의 성토재로 쓸 예정이다. 창원/최상원 기자, 권은중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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