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2008년 6월1일부터 폭염특보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폭염주의보(경보)의 발령 기준은 “6~9월에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고, 일 최고 열지수(HI)가 32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였다. 고온다습한 우리나라 기후를 고려해 온도와 열지수를 병행 사용한 것이다.
열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것으로 고온이 지속되는 기간 중 사망자 수가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에 주목한 미국 기상청(NWS)이 개발했다. 하지만 열지수는 폭염주의보 발효일에도 위험도 단계가 ‘보통’ 수준으로 나타나는 한계가 있다. 최악의 8월 더위가 기록된 2016년 서울의 열지수 96% 이상이 ‘보통’ 단계 이하였다. 기상청은 일반인이 열지수를 파악하기 힘들고 생소하다는 이유를 더해 2012년부터는 온도만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운용하고 있다.
더위체감지수는 대상별, 환경별로 차등화해 서비스된다. 기상청 제공
하지만 폭염은 환경과 대상에 따라 영향이 크게 달라 온도를 기준으로 피해를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령 기온이 같은 37도여도 습도가 30%인 지역은 열지수가 37.8도로 위험 등급이 ‘보통’이지만 습도가 70%면 58.2도로 최고 등급인 ‘매우 나쁨’ 단계가 된다.
기상청은 폭염 기준과 열지수의 한계를 아우르는 ‘더위체감지수’를 지난해부터 제공하고 있다. 더위체감지수는 온열지수(WBGT)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대상과 환경에 따라 차등화된 더위 위험도를 나타낸다. 온열지수는 미국 국방부가 훈련병 야외 훈련 때 열사병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한 지수로, 기온·습구온도·흑구온도·기류 등 4가지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더위체감지수는 일반인·노인·어린이, 농촌·비닐하우스·실외작업장·취약거주환경 등 대상과 환경에 따라 관심·주의·경고·위험·매우위험 등 5단계로 나뉘어 제공된다. 기상청 날씨 누리집(www.weather.go.kr) ‘생활과 산업/생활기상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활기상정보에는 불쾌지수도 제공되는데, 애초 미국 기상청이 ‘온도와 습도를 최적의 조건으로 조절해 최저 비용으로 최상의 냉방조건을 만드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 만들어서 태양 복사나 바람 조건이 포함되지 않아 더위를 종합적으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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