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2일 오후 인천시 서구 청라배수장에서 열린 '수돗물 유충 발견 관련 인천시 출입 기자단 현장 방문 행사'에서 취재진이 수돗물 점검 모습을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의 가정 주택에서 지난 18∼19일 수돗물 유충이 발견돼 환경부가 정밀 역학조사에 나섰다. 환경부는 하천과 정수장에서도 유충이 발견된 사실에 주목하고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환경부는 21일 제주 지역 정수시설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다. 지금까지의 조사를 통해 환경부는 강정 정수장과 취수원인 강정천에서 유충이 발견되고, 이를 토대로 유충이 수도관을 타고 가정까지 흘러갔다고 보고 있다. 발견된 유충이 지난 여름 인천 일대에서 발견된 ‘깔다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환경부는 유충을 국립생물자원관에 보내 분석중이다.
이번에 유충이 발견된 정수장은 지난 여름 문제가 됐던 활성탄 여과 방식의 고도정수처리장이 아닌 급속여과장치가 설치된 정수장이다. 앞서 지난 7월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 당시 전국 전수검사 당시에는 이 지역에서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던 곳이다.
보통 급속여과장치는 원수가 깨끗한 지역에 설치하는 여과시설이다. 부유물을 응집하고 침전시켜 모래로 거르는 방식이다. 이때문에 인천 수돗물 유충 사태와는 다른 이유로 유충이 서식한 것으로 짐작된다. 신진수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은 “급속여과장치는 인천과 같은 고도정수처리시설과 달리 유충의 먹이가 되는 물질이 없기 때문에 유충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부유물질이 있어도 모래로 걸러지도록 돼 있는데, 그 방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국장은 “아직 확인해 봐야 하지만 원수가 깨끗한 제주 지역이라 화학 약품 처리를 안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파악된 제주 서귀포시 일대 수돗물 유충은 두 집에서 발견됐다. 지난 19일 서귀포동 서귀동 한 주택에서 실같은 유충이 발생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확인 결과 신고한 세대 외 다른 집이나 해당 지역에 수돗물을 보내는 강정 정수장 계통 배수지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이 가정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또 전날 서귀포시 보목동 주택에서도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