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닥친 지난 20일 오후 꽁꽁 언 서울 홍제천 인공폭포 아래를 시민들이 걷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주 중반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닥쳐 연초까지 길게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북극진동 등 겨울철 추위를 가늠할 수 있는 날씨 시그널들이 추운 날씨 쪽으로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23일 “1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고 2월에도 기온 변동이 커져 전반적으로 지난겨울보다 추운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12월 전국 평균기온(∼21일)은 평년보다 1.5도가 낮아 0.6도에 불과했다.
기상청이 우리나라 겨울철 날씨를 예상할 때 주목하는 날씨 요소들은 북극진동, 북극얼음, 엘니뇨/라니냐, 성층권 진동, 시베리아 눈덮임 등이다. 지난달 기상청은
겨울철 전망을 하면서 북극진동이 양의 지수를 유지하고 성층권 진동이 서풍 편차를 보여 기온 상승을 가리키지만 북극해빙 상태와 라니냐, 시베리아 눈덮임 등은 기온 하강을 예고해 서로 상쇄하는 효과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북극진동 지수는 12월 들어서면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기상청은 음의 북극진동이 1월 전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북극진동은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찬 공기 남하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북극얼음(해빙)은 지난 11월과 비교해 12월 들어 면적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랍테프해는 해빙으로 모두 채워졌으나 바렌츠·카라해는 여전히 평년보다 적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바렌츠·카라해의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적어 우랄산맥 부근으로 기압능이 발달하면 동아시아에 찬 공기가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적도 성층권(10~50㎞ 상공) 바람 편차. 빨간색은 평년보다 서풍이, 파란색은 동풍이 강한 바람을 나타낸다. 기상청 제공
지난달 겨울철 전망 때와 달라진 또 다른 요소는 성층권 진동(QBO)이다. 성층권 진동은 적도 상공 10~50㎞의 성층권에서 부는 바람 방향 편차를 말한다. 성층권 진동이 서풍 편차를 보이면 우리나라에 따뜻한 겨울을, 반대면 추운 겨울을 예상할 수 있다. 기상청은 “서풍 편차를 보이던 성층권 진동이 상부에서부터 차차 동풍 편차 바뀌고 있어 향후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며 “최근 음의 북극진동이 발달하는 것은 이런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난가을 시작된 라니냐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자료를 살펴보면 라니냐 시기에 우리나라 2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청은 “겨울철 기온 하강 요소들의 움직임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성층권 상부부터 동풍 편차가 발달하고 최근 음의 북극진동으로 전환되면서 평년보다 낮은 기온 분포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1월 중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상청 중기예보는 연말연시에 평년기온보다 훨씬 낮은 추운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기상청 누리집 갈무리
실제 기상청 중기예보(26일∼1월2일)를 보면, 29일께부터 기온이 크게 하강해 연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이번 추위가 12월
‘삼한사온’ 추위와는 달리 장기간 계속되는 추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찬공기가 따뜻한 서해를 지나면서 해기차에 의한 구름대가 서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은 “세계 각국의 역학모델은 지난달 예측된 결과보다 1월 기온이 다소 낮아져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2월은 평년보다 높은 경향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하지만 2월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때가 있어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강수량은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건조한 날이 많아 1월에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고, 2월에는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