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말까지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배출하면 국내 생물 336종이 멸종할 수 있다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이는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감축했을 때보다 5배 많은 수치다.
11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21세기 말까지 온실가스를 방치할 경우와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할 경우 등 두가지 시나리오를 적용해 우리나라 생태계 변화를 예측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2017년과 동일한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돼 한반도 기온 상승이 1880년 대비 평균 4.5℃ 이상이 될 경우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상당히 실현돼 한반도 평균 기온 상승이 1880년 대비 평균 2.9℃ 수준으로 제한되는 경우를 비교한 것이다.
국립생태원 설명을 보면, 21세기 말까지 온실가스를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배출하면 국내 야생 동식물 5700여종의 6% 정도인 336종이 기온 상승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감축했을 때보다 5배 많은 수치로, 서식지 이동이 쉽지 않은 구슬다슬기나 참재첩 등이 특히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됐다.
온실가스 배출이 줄지 않으면 외래종과 교란종에 의한 피해도 커져 뉴트리아에 의해 120개 내륙습지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국내 2500여개 내륙습지 중 약 5% 수준이다. 반면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감축할 때 피해를 입을 내륙습지는 32개로 나타났다.
국립생태원은 21세기 말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방치하면 120개 습지가 외래종에 의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 국립생태원 제공
기후변화는 생물종에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극한의 가뭄현상도 증가시켜 내륙습지를 소멸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국립생태원은 온실가스를 적극적으로 감축할 때 소멸 위험에 처할 내륙습지는 22개 정도지만 감축하지 않으면 657개 내륙습지가 소멸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국내 내륙습지 중 26% 정도로,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했을 때의 약 30배에 달한다. 소멸 위험이 높은 습지는 무제치늪, 대암산 용늪처럼 높은 지대에 위치해 물 공급이 제한적인 산지습지가 대부분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담은 자료집 전문을 오는 12일
국립생태원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공개한다. 이달 중 전국 유관 기관 및 도서관에 인쇄물이 배포될 예정이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