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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후변화 배운 적 없는데 어떻게 목소리 내나요?”

등록 2021-05-18 14:09수정 2021-12-28 20:16

‘P4G 시민사회포럼’서 정책 제안 쏟아져
청소년층에선 형식적 현장 교육 비판
“생수가 수돗물보다 탄소 770배 더 배출”
분야별 기후위기 대응·활동 사례도 눈길
이아영 서울 대진디자인고 2학년 학생이 ‘기후변화와 녹색 소비, 청소년들에겐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아영 서울 대진디자인고 2학년 학생이 ‘기후변화와 녹색 소비, 청소년들에겐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P4G 시민사회포럼’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교육·장애 등 분야별로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청소년 대표로 참여한 이아영 서울 대진디자인고 2학년 학생은 “학교는 국·영·수 과목만 강조하지 말고, 우리 삶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플라스틱은 왜 종이와 같이 버리면 안 되는지, 비행기에서 어떤 유해 물질이 나오는지 어른들에게 질문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니 이제 더는 질문도 안 한다”고 말했다. 건축학을 전공하는 이양은 수업 시간에 콘크리트가 환경에 왜 안 좋은지조차 배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사회에 나오면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라고 한다. 배운 적이 없는데 어떻게 목소리를 내나”라며 학교 교육 현장을 비판했다.

이지원 인천 부원여중 2학년 학생도 이날 주제발표에서 학교 채식의 날 사례를 공유하면서 환경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양은 “고기반찬이 없는 날이면 학생들의 불만이 크다. 채식의 날을 만들기 전에 육류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 동물권 등에 대해 가르쳐줬다면 학생들이 채식의 날을 대하는 무게가 달랐을 것”이라며 형식적으로만 진행되는 기후변화 교육을 비판했다.

김두림 서울 노원초 교장은 교육자 입장에서 환경 교육 제공의 한계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학교라는 공간 자체를 기후변화 교육 환경으로 꾸미기 위해 아이들과 텃밭을 가꾸거나 미니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 그러나 그는 “기후변화 학습 내용이 교육과정에 들어가지 않으면 이런 노력도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두림 교장이 속한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은 매주 화요일 밤마다 기후변화에 대해 학습하고, 내년도 교육과정에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에 관한 내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그는 “생존보다 우선되는 교육은 없고, 기후위기가 곧 생존의 문제”라고 했다.

기후변화와 이동권을 연결한 정책도 제안됐다. 이주한 한국장애포럼 연구위원은 “대중교통은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이지만, 장애인이나 노인, 어린이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친환경 전기차 버스를 도입할 때 저상버스로 만들어 취약계층의 이동권을 고려한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정희 피스모모 매니저는 한국 국방부가 군사훈련과 무기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 자료를 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정화 수돗물시민네트워크 사무처장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생수는 수돗물보다 탄소를 약 770배 더 배출하고, 정수기는 약 2100배다. 수돗물에 대한 관심이 기후변화 극복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혜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원 hyeb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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