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함에 따라 오는 12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시행되는 가운데 9일 서울 강남역 인근 한 유흥시설 출입문에 지난 8일 붙은 집합금지 명령문. 연합뉴스
하루에 1300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와 연이틀 역대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감염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12일부터 수도권에 새롭게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수위인 4단계를 시행한다. 낮에는 4명까지, 저녁 시간에는 2명까지만 사적 모임이 허용되고, 80만곳에 가까운 다중이용시설이 밤 10시에 닫히는 초고강도 조처가 앞으로 2주간 시행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과감한 결단과 신속한 실행만이 답이라는 판단에서, 수도권에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고 수준의 거리두기 단계이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사적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4단계 조처는 일괄적으로 오는 12일 0시부터 25일 밤 12시까지 서울, 경기, 인천 세 지역에서 모두 적용된다. 다만 풍선효과가 적고 유행도가 낮은 인천 강화·옹진군은 예외적으로 새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다.
수도권 다중이용시설 중 밤 10시까지 영업제한을 당하는 곳은 77만7천곳이고, 집합금지를 당하는 곳은 1만4천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식당·카페 이외에도 피시방,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이 밤 10시까지 영업제한 대상에 새롭게 포함된다.
나아가 별도 조처로 룸살롱·클럽 등 유흥시설 5종의 ‘집합금지’를 현행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애초 새 거리두기는 집합금지를 최소화하는 방식이어서, 4단계에서조차 단란주점 등 일부 유흥시설은 밤 10시까지 영업이 허용되는 등 현행 2단계보다 완화된 측면이 있었다. 이에 정부가 ‘4단계 플러스 알파’로 방역 고삐를 죄고 나선 셈이다.
정부가 이런 조처를 하는 것은 지난 7일부터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행 파고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1316명 발생해, 처음으로 1300명대를 넘어섰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2부본부장은 “한국에서도 조만간 델타 변이가 전체 유행을 주도하게 될 테니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며 “유행의 폭이나 기간, 크기 이런 것들이 이제까지 겪었던 세번의 유행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확산세 억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 간 접촉과 이동 최소화가 절박하게 요구되는 국면이다. 최근 한주(6월26일∼7월9일) 확진된 1만1555명 가운데 가장 많은 45.5%가 ‘선행 확진자 접촉’으로 확진됐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은 이날 “하반기에 전 국민 70% 이상 예방접종을 달성하기 이전에 마지막 고비가 찾아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2주간 집중적인 대응으로 손실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2주 동안 유행 상황을 지켜본 뒤 향후 거리두기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하얀 노지원 서혜미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