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강원 강릉시 경포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사근진 해수욕장에서 피서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튜브 등을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4차 유행이 비수도권에서도 확산세를 만들고 있지만, 충청권과 강원권은 3단계 격상 기준에 진입했고, 경남권은 3단계에 임박했으며, 경북권은 2단계, 호남권은 1단계 범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별로 확산세가 뚜렷한 편차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일괄적인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 지역별 상황에 맞춘 차등적 단계 조정, 밤 시간대 사적모임 추가 강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22일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 집계를 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1842명이었다. 이전까지 가장 많은 확진자가 집계된 전날 1784명보다 58명이 늘어난 규모로, 또 다시 역대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다만 이날 집계에는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관련 확진자 270명이 포함돼 있다. 이를 제외하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만 보면, 전날 1726명에서 이날 1533명으로 193명 줄었다. 수도권 확진자 수가 1175명에서 987명으로 188명 감소한 영향이 크다.
정부는 25일 끝나는 수도권의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여부를 23일 오전 발표하기로 했다. 방역 정책을 자문하는 전문가 그룹인 생활방역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수도권의 4단계 시행을 연장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밝혔다. 수도권은 1주일(16∼22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983.9명으로 4단계 기준 ‘1천명 사흘 연속’에 도달한 적이 없지만, 정부는 앞서 서울시가 기준을 넘어서자 12일부터 선제적으로 4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비수도권은 상황이 더 복잡하다. 전반적인 확진자 증가 경향은 뚜렷하지만, 지역별로 발생 규모와 증가 속도에 편차가 존재한다. 일단 충청권(대전·세종·충남·충북)은 1주일 평균 확진자 수가 최근 사흘 동안 117.3명→124.3명→129.1명으로 3단계 진입 기준 ‘110명을 사흘 연속’에 도달했다. 강원권 역시 같은 기간 32.7명→38.3명→41.6명으로 3단계 기준 31명을 사흘 연속 초과한 상황이다. 경남권(부산·울산·경남)은 151.6명→157.9명→165명으로, 3단계 기준 ‘160명 이상 사흘 연속’에 근접했는데, 이 가운데서도 경남도만 살펴보면 3단계 기준(67명 이상)을 초과한 상태다. 이에 따라 충청권과 강원권, 경남도는 현재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대전시와 부산시, 김해·거제·함안 등 일부 경남도 지역은 3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강릉시는 4단계를 적용하고 있고, 제주도 역시 3단계 기준(13명 이상)에 근접한 상황에서 3단계를 선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반면 확진자 규모가 아직 3단계 기준을 한참 밑도는 지역들도 있다. 호남권은 1단계 기준인 50명 미만에서 발생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와 전남은 선제적으로 2단계, 여수는 3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경북권은 전반적으로는 2단계 범위에 있어 대구시는 2단계를 시행하고 있고, 경북도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0명을 밑돌아 1단계(기준 27명 미만)를 시행하고 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비수도권 일괄 3단계 격상이나 비수도권 저녁 6시 이후 2인까지 모임 조처 등 언론에 거론된 방안들을 검토는 하고 있다”며 “그러나 전남, 전북, 경북은 1단계 기준에 속하는 상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 의견도 중요하다. 오늘내일(22∼23일) 지자체와 중앙 부처 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1단계 지역은 다중이용시설의 이용제한 시간이 없지만, 2단계에선 식당·카페·노래방의 밤 12시 제한이 생기고, 3단계부터는 식당·카페·노래방은 물론이고 실내체육시설·목욕탕 등 상당수 시설에 밤 10시 제한이 생긴다.
한편, 배경택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최근 1주일간 20∼40대 환자 비중이 늘면서, 이 연령층의 중증화율은 0.4%대로 낮게 유지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 숫자가 이날 0시 기준 52명(전체 위중증 환자의 24.3%)이 되었다“며 “전체 환자 증가에 따른 위중증 환자 증가 추이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경택 단장은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고 동시에 예방접종률이 높은 국가를 보면, 확진자 발생률에 비례해서 치명률이 증가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예방접종이 완료되면 사망 예방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까지 국내에서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672만여명으로 전국민의 13.1%다.
최하얀 김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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