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21일 홍역 확진자가 발생했던 경기도 안산의 하나병원 입구에 홍역 예방 수칙 등에 관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코로나19를 제외하면 법정 감염병 신고 환자 수가 전년 대비 46.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로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가 보편화하면서 호흡기 전파 감염병 환자 수는 전년 대비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질병관리청은 12일 2020년 국가감염병감시스템을 통해 신고된 법정 감염병 현황을 분석·정리해 ‘2020 감염병 감시연보’를 펴냈다고 밝혔다. 연보에는 감염병예방법 제2조에 명시된 87종의 법정 감염병 통계가 담겨있다. 지난해에는 전수감시 대상 감염병 64종 가운데 42종의 감염병이 신고됐고, 22종은 신고된 건수가 없었다.
연도별 법정감염병 발생 추이. 질병관리청 제공.
지난해 법정 감염병 환자 수는 14만5966명으로, 지난 2019년 15만9496명보다 8.5%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제외한 신고 환자 수는 8만5239명으로, 전년 대비 46.6% 감소했다.
제1급 감염병은 코로나19 발생과 유행으로 2019년 1명에서 지난해 6만728명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가 6만727건, 보툴리눔독소증이 1건이다.
반면 제2급 감염병은 환자 수가 2019년 16만4879명에서 지난해 8만6768명으로 전년 대비 47.4% 감소했다. 특히 결핵, 수두, 홍역, 백일해, 풍진 등 호흡기 전파 감염병 환자 수는 6만4062명으로, 전년(13만1442명)보다 51.3% 감소했다. 2011년부터 연평균 7.3%씩 감소하던 결핵은 2019년 2만3821명에서 지난해 1만9933명으로 16.3%가 감소해 처음으로 1만명대로 진입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수두는 8만2868명에서 3만1430명으로 62.1%가 감소했고, 홍역은 6명의 환자가 보고돼 전년(194명) 대비 96.9% 감소했다. 백일해는 같은 기간 496명에서 지난해 123명으로 줄었다. 질병관리청은 이를 코로나19가 유행함에 따라 올바른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이 개선된 데다, 온라인 수업과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사람 간 접촉 빈도 감소, 국외여행 감소가 일어난 영향으로 판단했다.
다만 일본뇌염, C형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 등 제3급 감염병 환자는 2019년 1만7689명에서 지난해 1만8403명으로 4% 증가했다. 반면 제4급 감염병 가운데서도 급성호흡기감염증, 인플루엔자는 마스크 착용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크게 감소세를 보였다. 급성호흡기감염증 신고 환자 수는 모두 2만4260명으로 2019년 10만1038명 대비 76% 감소했다. 인플루엔자는 2020~2021년에는 유행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유행주의보를 발령하지 않았다.
한편, 법정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2020년 1339명으로 2019년 402명보다 233.1% 증가했다. 코로나19 사망자를 제외한 사망자 수는 417명으로 전년보다 3.7% 늘었다. 지난해 사망자가 발생한 주요 감염병은 코로나19가 922명(68.9%),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 감염증 226명(16.9%), 폐렴구균 감염증 68명(5.1%),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37명(2.8%), 레지오넬라증(2.1%), 비브리오패혈증 25명(1.9%) 등이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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