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의 음압병동에서 의료진이 분주한 모습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이 병원은 지난 1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추가 지정돼, 모든 병상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활용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하루 넘게 병상 배정을 기다리며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보건의료 체계가 한계에 달해 병상가동률을 더 높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입원할 병상을 찾지 못해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환자는 모두 1258명이다. 병상 대기자 가운데 3일째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80명이고, 4일 넘게 대기 중인 환자도 285명에 이른다. 대기환자 중 70살 이상 고령환자는 503명이고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도 755명이다. 이들 감염 취약계층은 신속하게 입원 진료를 받지 않으면 위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행정명령 등을 통해 병상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병상대정 대기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10월 말까지는 병상배정을 기다리는 코로나19 감염자가 0명이었지만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된 뒤 급격히 늘어 지난달 26일엔 1310명의 대기자가 발생했다. 이후 병상 확충으로 지난 4일께 8백명 대로 대기자 수가 감소했지만,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병상대기자는 1258명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진 판정 뒤 집에서 치료를 받는 재택치료 인원도 빠르게 늘어 2만458명이었다. 재택치료 환자가 2만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병상 대기자는 늘고 있지만, 병상가동률은 70%대에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9일 오후 5시 기준으로 감염병전담병상, 중환자 병상,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각각 73.65%, 79.28%, 73.91%이었다. 정부는 이날 행정명령을 발동해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중증·준중증·중등증 병상 1899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목표대로 병상을 확보하면 중환자 전담병상 1413개, 준중증 병상 746개, 중등증 병상 1만3852개를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병상 동원 행정명령에도 중환자를 더 수용하긴 힘들거라고 지적한다. 현실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보건의료 체계의 역량이 이미 소진됐다는 설명이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중환자 병상 20%가 비어있음에도 위중증 환자가 중환자실로 이송되지 못하고 자택대기를 하고 있다”며 “행정명령을 내려 병상을 늘려도 의료인력 공급 문제 등으로 실제 감염자가 갈 수 있는 병상이 없다면 행정명령은 무의미하다”고 비판했다.
방대본은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22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50만3606명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8일(7175명)보다는 153명 줄었으나 지난주 금요일(4944명)보다는 2078명 증가했다. 위중중 환자는 852명으로 역대 최대 위중증 환자가 나왔던 전날(857명)보다는 5명 줄었다. 코로나19로 숨진 사망자는 53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4130명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는 3명 늘어 누적 변이 감염자 수는 63명이다.
이재호 김지은 기자
p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