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새 재택치료 체계를 가동한 10일 오전 인천시 서구 나은병원 재택치료 상담센터에서 의료진 등이 분주하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에 사는 김아무개(47)씨의 고등학생 아들(18)은 지난 7일 아들 확진돼 재택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음성통보를 받아 공동격리 중인데, 아들이 백신 미접종자여서 걱정이 된다. 다행히 아들은 가벼운 발열 등 증상이지만, 필요할 때 진료·처방을 받을 수 있으면 한다. 10일 오후까지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안내되지 않았고, 어디서 이런 정보를 알 수 있는지도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
정부가 10일부터 60살 이상 등 고위험군만 집중관리를 하는 재택치료로 전환한 가운데,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진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들은 동네 병원 대면·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정보 부족을 겪고 있다. 또 지역별 담당 기관 숫자도 차이가 있어 재택치료 이용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보건소는 여전히 ‘불통’인데다, 9일부터 바뀐 정부의 확진자 격리기준도 보건소 담당자마다 다르게 안내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정부의 ‘오미크론 급증 대응 방역 및 재택치료 개편방안’에 따라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자는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나뉜다. 관리방식도 다르다. 집중관리군(60살 이상·면역저하자·50대 기저질환자)은 재택치료의료기관 하루 2회 모니터링을 받고, 유사시 24시간 진료지원 앱을 통한 응급전화, 재택치료추진단(보건소 문자로 번호 안내)에 연락하거나 119 전화를 하도록 해 빠른 이송·진료를 돕는다.
반면 이에 해당되지 않는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상태를 관리하며 집에서 재택치료를 하다가, 증상이 있을 시 동네 병·의원 전화 상담을 받는다. 성인과 소아·청소년 모두 상담은 무료다. 이후 추가 상담은 비급여(병·의원 자체 결정)로 본인부담이 발생한다. 동네 병·의원이 전화상담 후 환자가 심각한 상태라 판단하면 보건소에 연락해서 입원 절차가 진행된다.
전화 상담·처방이 가능한 동네 병·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www.hira.or.kr)누리집에 공개돼 있다. 비대면 진료에 신속항원검사까지 가능한 호흡기 전담 클리닉과 호흡기 지정의료기관 등을 포함해 이날 오전 중앙사고수습본부 자료 기준 전국 1900곳이다.
일반관리군은 필요할 때 단기외래진료센터를 방문해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 때에 보건소 신고를 별도로 하지 않고, 엑스(X)선 촬영 등 검사와 처치, 수술, 단기입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센터는 경기 16개, 서울 15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70곳이 있는데, 광주와 대구, 울산, 제주, 세종 등 5개 지자체에는 없다. 또한 단기 외래진료센터 명단이 별도로 공개된 곳이 없어서, 재택치료자들이 문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명단 또한 심평원 누리집을 통해 곧 공개하고, 현재 협의 중인 기관을 포함하면 총 112곳의 단기센터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동네 병·의원 전화상담이 어렵거나 심야인 경우 24시간 기초의료 상담을 제공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전국 145곳이다. 경남이 41개, 전남 22개, 강원 13개, 부산 10개, 울산 9개, 대전 7개, 경기·대구·인천·광주 6개, 경북·충남 4개, 전북·충북 3개, 제주 2개, 서울 2개, 세종 1개 등이다. 재택치료자들은 전화 상담·처방 후 코로나19 지정약국을 통해 처방 의약품을 조제·전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전국에 472곳인데, 역시 심평원 누리집에 공개돼 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전보다 2.4배가량 치솟은 상황이어서, 앞으로 재택치료자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집계를 보면,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5만4122명이다. 전날 4만9567명보다 4555명이 늘었다. 재택치료자는 17만4177명으로 전날 16만8020명보다 6157명 증가했다. 정부는 현재 인프라로 최대 18만9000명수준의 재택치료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건소 여전히 ‘불통’, 격리해제일 기준 혼란
보건소는 여전히 ‘불통’ 중이다. 김씨의 고등학생 아들(18)이 지난 7일 확진돼 김씨는 피시아르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 이를 위해선 ‘밀접접촉자’라는 보건소 통보가 있어야 했다. 이 통보를 달라고 보건소에 전화를 500여통 걸어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간신히 연락된 김씨는 피시아르 검사에서 음성 통보를 받았다.
이후 격리해제 기준을 놓고도 혼란을 겪었다. 정부는 확진자 격리해제 기준일을 9일부터 검체 채취(검사 날) 후 7일로 바꿨다. 김씨는 “오늘 격리해제가 언제되는지 보건소에 계속 문의를 했는데, 전화받는 사람마다 누구는 증상 발현 후 10일, 다른 사람은 검사 받고 7일이라고 말이 다 달랐다”고 말했다.
재택치료자가 된 이후 안내 자체도 더디고, 가이드라인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택치료 중인 이지혜(27)씨는 “재택치료 가이드라인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준용 임재희 장현은 김광수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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