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제2주차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지난해 12월12일 한 어린이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정부가 코로나19 소아확진자의 대면진료를 위해 ‘코로나19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26곳을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병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 보건소 등을 통해 알려주겠다는 방침인데, 확진자 폭증으로 보건소 연락이 어려울 경우 소아 확진자가 제때 대면진료를 받을 수 없을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2일 소아 환자의 대면 및 입원 치료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코로나19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26곳을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영·유아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재택치료 중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자 소아 대면진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오늘부터 거점전담 병원에서 대면진료가 가능하다”며 “외래진료 뿐 아니라 입원이 필요한 경우 입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거점병원들은 주로 아동병원으로, 동선분리를 통해 비코로나 소아 환자도 동시에 진료한다.
이날 신규 지정된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은 수도권 9곳(592병상), 충청권 3곳(152병상), 호남권 7곳(335병상), 경북권 1곳(60병상), 경남권 6곳(303병상) 등 26곳(총 1442개 병상)이다. 강원권과 제주권에는 지정 병원이 없다. 중수본은 “강원도는 소아 거점병원이 없다. 기존 5개 지역 병원에 설치된 외래진료센터를 통해서 대면 진료를 하고, 소아병상에 입원이 필요한 경우 강원도와 인접한 남양주 등 경기도 거점병원을 이용토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비코로나 진료 환자들의 수용성 등을 감안해, 거점병원 명단을 비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의 설명을 종합하면, 소아 확진자가 대면 진료나 입원 치료를 받고 싶은 경우 지자체나 보건소, 119여 연락해 가까운 소아 특화 거점전담병원을 안내받은 뒤 진료를 보게 된다. 소아 확진자 가정에도 명단을 미리 고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확진자 폭증으로 보건소와 연락이 쉽지 않은 가운데, 소아 확진자가 필요한 경우 바로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온다. 여전히 보건소로부터 확진 문자나 재택치료 관련 안내 문자를 며칠씩 늦게 받는 등 보건소의 업무가 과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3살 아이를 둔 정아무개(38)씨는 “예전에 아이가 확진됐을 때 보건소 승인을 받고 이동해야 했는데 보건소에 연락이 되지 않아 진땀을 뺐다”며 “이번에도 보건소에 연락해야 병원 목록을 알 수 있다면 제때 병원에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중규 복지부 거점전담병원관리팀장은 “병원 명단은 지자체에 다 통보가 됐고, 119 구급대에도 공유가 될 예정”이라며 “소아 확진자 부모가 119에 연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응급 상황의 경우 119가 판단해서 바로 (거점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수본은 “코로나 진료 환자와 병원 의료진의 수용성을 감안,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용자 편의성을 고려해 공개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일 어린이집 영 ∙ 유아 118만명과 보육 교직원 32만명에 대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1천550만개를 무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영∙유아는 1인당 주 2회분을 3월 첫째주부터 6주간 지원할 예정이다 . 보육 교직원은 1인당 주 1회분을 3월 둘째주부터 4주간 지원한다 .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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