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바이러스. CDC/신시아 S. 골드스미스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확진자의 격리 및 신고 의무화가 동반되는 ‘2급 법정 감염병’ 지정도 추진된다.
31일 질병관리청은 위기관리전문위원회 자문 및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원숭이두창의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관심 단계는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 때 발령된다.
현재 코로나19가 ‘심각’,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와 동물인플루엔자인체감염증(AI)이 ‘관심’ 단계로 지정돼 있다.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우즈베키스탄발 탑승객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승객들 앞에는 원숭이두창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질병청은 “유럽에서 특정 집단 중심의 사례가 보고되었고 향후 추가 사례가 지속 발생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을 2단계 ‘보통위험’ 수준으로 평가했다. 31일 현재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캐나다 등 31개국에서 473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의심 환자는 136명이다.
방역당국은 이날부터 대책반을 가동해 해외 발생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지자체, 의료계, 민간 전문가와 협력해 지역사회 환자 감시 및 의심사례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예정이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발생 사례는 없으나, 이후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될 경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6월8일 원숭이두창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개정을 추진하며, 개정 이전에는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선제적으로 관리해 의심환자 신고, 역학조사, 치료기관 지정, 격리대응 등 감염병 대처에 나설 예정이다.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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