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쓰러졌다, 벌써 674명…온열질환자 지난해보다 4배 많아

한 달 반 동안 온열질환자 674명
지난해 같은 기간 견줘 약 4배
오전 10∼12시 발생 15.9%로 가장 많아
절반 이상이 40~60대에서 발생

자료 게티이미지뱅크

전국적으로 때이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해 7월 초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배가량 급증했다.

9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신고현황’(참여 의료기관 497곳)을 보면, 집계를 시작한 지난 5월20일부터 7월8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674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6곳 응급실에서 신고된 온열질환자 170명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올해 5월20일~7월8일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6명(추정치)으로, 지난해 1명보다 5명 많다. 질병청 관계자는 “여느 해에 견줘 폭염이 빨리 오면서 온열질환자도 증가했다”며 “7월 초 주말 온열질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해 동기간 대비 숫자가 이례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온열질환은 열사병·열탈진·열경련·열실신·열부종 등 열 노출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우리 몸이 고온에 노출되면 뇌는 신체 표면 혈액량을 늘려 열기를 발산하고 땀을 내 체온을 낮추려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수분과 염분이 손실된다. 이런 신체 활동이 반복되면 두통·근육경련·피로감·의식저하 등이 발생하고, 방치 땐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올해 온열질환자는 남성(79.7%)이 여성(20.3%)보다 많았으며, 절반 이상이 40~60대였다. 직업별로 살펴보면 단순노무 종사자(22.8%), 무직(11.9%), 농림어업 숙련종사자(9.3%) 순이다.

특히 7월1일 이후 체감온도 33도 이상의 무더위 시간대(오후 2~5시)에 유통센터,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잇따라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등 열사병 의심 사망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11일부터 8월19일까지 사업장이 실외 작업을 진행할 때 열사병 예방 3대 수칙(물·그늘·휴식 제공) 등 안전보건조치를 이행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사업주는 실외 작업을 할 때 노동자가 규칙적으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작업장 가까이 햇볕을 가리고 바람이 통할 수 있는 그늘진 공간을 설치해야 하며, 폭염특보 기간에는 매 시간 10~15분 휴식시간을 주어야 한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2016~2021년) 동안 6~8월 온열질환으로 숨진 노동자는 29명에 이른다.

장현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