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재유행 정점 전망을 하루 신규확진자 25만명 안팎에서 20만명 내로 낮췄다. 다만 재유행은 주기적으로 반복될 것이며,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독감화’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4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환자 발생이 다소 꺾이며 예상했던 25만명보다 낮은 20만명 이내의 환자 발생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만) 유행이 다소 길게 지속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질병관리청은 전문가 의견과 자체 분석을 통해 이달 중에 하루 신규확진자 11만∼19만명 사이에서 정점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가천대 의대 교수 연구팀도 이달 7일께를 전후로 10만명을 조금 넘는 선에서 재유행이 정점을 지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정점시 하루 확진자 예상의) 중앙값 정도로 본다고 하면 한 15만 정도다. 유행 이후 (확진자가) 완전히 감소하는 게 아니라, 감소가 어느 정도 진행된 다음 정체기를 맞을 것”이라며 정점 이후에도 소규모 유행은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방역당국은 이번 유행이 끝나더라도 코로나19 유행이 주기적으로 오고, 코로나19가 ‘독감’처럼 변하는 데도 몇 년이 걸릴 거라고 내다봤다. 백 청장은 “그동안 유행이 발생했던 주기나 간격을 고려하면 겨울철에 유행이 다시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대비가 필요하다”며 “남반구에서는 현재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을 하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우리나라에서도 가을, 겨울철에 코로나와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 청장은 “(코로나19가) 천연두처럼 퇴치된다던지, 홍역처럼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독감처럼 유행기에는 조심하고 비유행기에는 신경쓰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상황이 오려면 그래도 몇 년은 더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의 치명률은 0.016%∼0.02%(질병통제예방센터, 질병관리청 분석)정도인데, 최근 오미크론 감염 치명률은 오이시디 국가 중간값 기준 0.22%(한국은 0.04%)로 인플루엔자의 10배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재유행 상황에서 국내 치명률·중증화율은 국외에 견주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역당국 설명을 보면, 최근 오미크론 감염 시 치명률(0.04%)은 스위스와 함께 오이시디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이고 인구 5000만명 이상 주요국가 중에서는 가장 낮다. 한국의 신규 입원율(100만명 당 35.25명) 및 중환자실 재원율(100만명 당 3.24명)도 오이시디 국가 중 스위스·노르웨이 등과 함께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한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백 청장은 “(시민들이) 4차까지 예방접종을 받았고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치료함으로써 얻어진 성과”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 섣부른 방심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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