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11살 소아·아동에 대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 3월31일 강서구 미즈메디 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금까지 코로나19 소아·청소년 사망자는 총 4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52%는 기저질환이 있었고, 90%는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거나 미접종 상태였다.
18일 임을기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지난해 11월 첫 소아·청소년 사망보고 이후 누적 사망자는 44명”이라며 “낮은 연령대, 미접종자, 기저질환자에서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1명, 12월 2명을 제외한 41명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 시기인 2월 이후 발생했다. 2월 이후 월별 사망자는 2월 3명→3월 8명→4월 13명→5월 4명→6월 2명→7월 8명→8월 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사망자도 이에 비례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준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소아과)는 “100% 안전한 감염병은 없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도 감염병에 걸리면 확률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소아·청소년의 위험한 상황을 낮출 수 있다고 입증된 방법은 아이들과 산모의 백신 접종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사망자 44명 중 52.3%인 23명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뇌전증·근위축증 등 신경계 질환이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비만·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과 선천기형·변형·염색체 이상 기저질환자도 5명씩 확인됐다.
연령대로 보면 만 9살 이하가 65.9%(29명)로 만 10∼18살 34.1%(15명)보다 많았다. 백신 접종 이력을 보면 2차 접종까지 마친 4명을 제외한 40명(90.9%)이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거나 미접종 상태였다.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을 권고한 소아·청소년(만 5∼11살 고위험군·만 12∼18살) 사망자 22명 가운데 18명은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하지 않았다.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사망자 21명도 모두 미접종자였다.
정부는 6월30일 246병상이었던 소아 특수 병상을 이달 17일 기준 2727병상까지 늘렸다. 아울러 만 5∼11살 고위험군과 12∼17살 등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 8월 말 기준 만 5∼11살 2차 접종률은 1.5%에 그친다. 만 12∼17살은 2차 접종률이 66.2%인데, 정부가 3차 접종을 권고한 고위험군의 경우 대상자 대비 3차 접종률이 16.5%다.
한편, 추진단은 이날부터 감염된 적이 있는 만 12∼17살 고위험군과 18살 이상 성인 대상 예방접종 권고를 기존 2차에서 3차로 확대했다. 종전에는 감염 이력이 있는 경우 만 12∼17살과 성인 모두 2차 접종까지 권고하고, 3차 이후부턴 희망하는 경우 접종토록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만 12∼17살 중 만성폐질환·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과 만 18살 이상 성인은 확진 3개월 이후 3차 접종을 권고한다.
백신 접종 차수가 늘어날수록 2회 감염 발생과 사망 위험은 낮아진다. 질병청이 7월16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1·2회 감염자를 분석한 결과, 2회 감염될 위험이 미접종군 대비 2차 접종자는 48%, 3차 접종자는 74% 낮았다. 사망 위험도 미접종군에 견줘 2차 접종시 75∼81%에서 3차 접종시 95∼96%로 낮아졌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