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22일 서울의 한 병원 독감 예방접종 창구 앞. 연합뉴스
2년 넘게 잠잠했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대비 국가예방접종이 21일부터 시작된다. 의료기관에선 열이 나거나 기침하는 환자가 내원하면 반드시 코로나19 감염·접종력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등 동시 유행 대응 방안도 마련됐다.
15일 질병관리청은 △생후 6개월~만 13살(2009년 1월1일∼2022년 8월31일 출생) △임신부 △만 65살 이상(1957년 12월31일 이전 출생)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태어나 처음 접종하는 만 9살 미만 어린이(4주 간격 2회 접종 대상자)가 이달 21일부터 접종을 시작하고, 다음달 5일부터 13살 이하 어린이 1회 접종 대상자와 임신부 접종이 진행된다. 다음달 만 75살 이상은 12일부터, 만 70∼74살은 17일부터, 만 65∼69살은 20일부터 각각 접종이 시작돼 올해 12월31일까지 접종받을 수 있다. 유료 인플루엔자 접종은 의료기관별 백신 보유 현황에 따라 현재도 가능하다.
질병청은 대상자별로 가능한 빨리 접종할 것을 권장했다. 2020년 3월 초 이후 유행 기준을 밑돌았던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38℃ 이상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발생률이 7월3일 2.9명 이후 계속 늘어 8월28일∼9월3일 4.7명으로 유행주의보 발령 기준(4.9명)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0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코로나19 유행 기간 인플루엔자 유행이 없어 자연면역이 감소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이동량이 늘면서 유행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질병청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동시 유행 대응 방안도 세웠다. 인플루엔자 유행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유행 기준을 앞선 3개 절기(5.8명)보다 낮췄다.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감염 검사 없이 증상만으로 항바이러스제를 건강보험으로 처방하는 요양급여 개시 시점도 지난해보다 1개월 이른 10월부터 적용한다. 그 전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 그 즉시 시행한다. 대상은 만 2주 이상∼9살 이하, 2주 이내 임신·출산 산모, 만 65살 이상 등이다.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발열·호흡기 환자를 진료할 때 반드시 코로나19 감염력이나 예방접종력을 확인해야 한다. 질병청은 이때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되면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럽게 발열과 호흡기 질환이 시작되고, 코로나19는 경미한 증상에서 시작해 발열이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과를 보일 수 있지만, 증상은 개인에 따라서 차이가 매우 크다”며 “의료진이 경험에 기반해 두 가지 질환을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겨냥해 미국 모더나사가 개발한 2가 백신은 다음달부터 접종에 활용된다. 2가 백신은 초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오미크론 변이 중 ‘BA.1’ 등 2개 항원이 포함된 백신이다. 정부는 감염취약시설·면역저하자·만 60살 이상 등 1순위 대상자에게 우선 접종을 권고했다. 50대·기저질환자·보건의료인은 2순위 권고 대상인데, 세부 시행계획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동절기 접종에 활용할 백신은 15일 80만5000회분, 17일 80만6000회분 등 161만1000회분이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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