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총파업 출정식에서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조합원들이 의료 공공성 강화와 필수인력 충원,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3일 병원·콜센터 노동자 파업을 시작으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본격적인 대정부 공동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첫날인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는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11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열고, 사흘간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서울대병원 감염병 종합대책 수립 등 의료공공성 쟁취 △서울대병원 127명·보라매병원 163명 등 필수인력 충원 △야간근무자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다. 3900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유지업무는 유지되고 있으며, 병동과 원무, 진단검사, 채혈, 영상촬영 등 관련 부서가 파업에 참여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대체 인력을 최대한 많이 투입해 서비스가 중단되지 않도록 대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원들이 23일 강원도 원주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한 뒤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도 이날 총파업을 시작했다. 1000여명의 조합원의 파업 참여로 콜센터 상담 업무 인력의 60%가 빠져, 건강보험 상담업무 일부가 중단된 상황이다. 박지원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정책부장은 “보험료 관련 문의가 많을 시기라서 콜센터 연결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이 많을 수 있다”며 “하지만 평소에도 과중한 업무로 상담원 연결이 안되는 등 고객 어려움이 많았다. 그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전면 파업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생활임금 쟁취 △해고 없는 전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기관을 시작으로 공공부문 노동자 총파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파업에 서울교통공사노조, 의료연대본부, 철도노조 등 공공운수노조 산하 조직 15곳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교육공무직본부는 25일, 서울교통공사노조는 30일 총파업 예정이다. 철도노조 역시 인력감축, 철도 민영화 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다음날 2일 전면 파업에 나선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어 “공동파업 돌입을 전후로 대구지하철노조와 물환경연구소 4개 사업장이 공동파업에 추가로 합류했고, 메트로9호선노조도 파업을 예고한 상태”며 “이처럼 파업 규모가 계속해서 확대되는 이유는 국가안전과 국가책임을 요구하는 파업에 대해 ‘엄벌’ 이외에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정부-지자체의 무대책과 무능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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