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좋은 보건의료연대 출범식. 더좋은 보건의료연대 제공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하는 의사 등 의료인들이 모인 ‘더좋은 보건의료연대’(보건의료연대)가 출범했다.
보건의료연대는 23일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출범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연대는 의료인 부족이나 직종 간 갈등 같은 현안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결성된 정책 협의체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 정수연 전 대한약사회 이사, 최혁용 전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추무진 전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상임대표를 맡았다. 이들을 포함해 간호사·간호조무사·물리치료사·약사·응급구조사·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17개 보건의료단체 전·현직 임원이 회원으로 합류했다. 보건의료연대는 정기적으로 현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이런 자리에서의 논의를 바탕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정책 제안을 하기로 했다.
최혁용 상임대표는 출범 선언문에서 “(의료인·시설 부족으로) 응급환자를 태운 앰뷸런스가 병원을 찾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의료자원이 불균형해 누군가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며 “직역의 이해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논의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연대는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확충을 위해 의과대학 신입생 정원 확대를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전국 의대 신입생 정원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18년째 해마다 3058명으로 묶여 있다. 보건복지부가 증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협 등의 반발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보건의료연대는 정책실천 선언문에서 “의료인력이 부족해 환자는 제대로 된 진료·돌봄을 받지 못하고 의료인은 과중한 업무로 소진되고 있다”며 “(의사 등) 부족한 의료인력 배출은 늘리고 (응급구조사·작업치료사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인력은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등 필요한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연대는 직종별 역할 확대도 주장할 방침이다. 고령화로 커지는 지역사회의 돌봄·의료 수요에 대응하려면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돌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의협 주도의 보건복지의료연대가 간호법 제정안 국회 통과 때 집단 진료 거부 방침을 밝히는 등 보건의료인 간 갈등이 심해지는 데 대해 서로의 역할을 폭넓게 인정해 반목을 풀자는 게 보건의료연대 제안이다. 김윤 상임대표는 “많은 의료인이 직종 간 업무 범위를 배타적으로 가르는 제도 때문에 자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업무 분담은) ‘파이 나누기’가 아닌 ‘파이 키우기’식 접근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지역사회에서의 돌봄,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호스피스(완화의료) 등을 제대로 확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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