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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비대면 진료 가격, 한국만 더 비싸다…미국·영국은 동일

등록 2023-05-24 05:00수정 2023-05-25 14:36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강행 논란
진찰료 30%가량 더 주는 방안 유력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 체계에 돌입한 가운데 의료진이 비대면 진료를 보고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 체계에 돌입한 가운데 의료진이 비대면 진료를 보고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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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서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진료 가격)를 대면 진료보다 높게 책정한 데 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30일 건강보험 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회의를 열어 수가를 비롯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내용을 보고만 하고 이틀 뒤 곧바로 시행할 예정이다.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른 시범사업은 건정심 심의·의결 사안이 아니라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정부가 해마다 최소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될 시범사업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의사협회, 진찰료 대비 최대 100% 가산 요구

복지부와 국민의힘이 지난 17일 발표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에는 진찰료에 ‘시범사업 관리료’를 더한 수가를 의료기관에 지급한다고 돼 있다. 현행 한시적 비대면 진료에서 진찰료 100%에 전화상담 관리료 30%를 추가 지급한 것처럼, 시범사업 관리료 명목으로 진찰료 30%가량을 더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복지부는 환자 본인 확인, 시범사업 평가를 위한 진료 기록·제출 등에 추가 비용이 들어, 대면 진료보다 비대면 진료 가격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비대면 진료로 비용과 위험 부담이 발생하고, 대면 진료 수가가 지나치게 낮다며 진찰료 대비 50~100% 가산 수가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국외에선 비대면 진료에 대면 진료보다 더 높은 수가를 주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주요국 비대면 진료 현황’을 보면, 미국·영국·중국 등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국가 대부분은 대면 진료와 비대면 진료 가격이 같다.

건정심 위원인 나순자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대면 진료에 견줘 오진 가능성이 있고, 인력이나 노력 등이 적게 들어가는 비대면 진료에 건강보험 재정을 더 준다는 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도 “청진·문진 등이 비대면 진료에는 빠져 있는데 진찰료를 더 주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대면 진료 수가가 너무 낮은 게 문제라면 이를 올리고, 비대면 진료는 그보다 낮게 유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충분한 논의 생략한 정부 

비대면 진료 수가에 대한 이해당사자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림에도 정부는 사회적 논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 건강보험 주요 정책에 대한 의사 결정은 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한 건정심을 통해 이뤄진다. 복지부는 최근 건정심 소위원회에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 대해 보고했으나 충분한 검토를 하기엔 정보가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청한 건정심 내부 인사는 “복지부가 예민한 회의 자료는 위원들에게 제공했다 다시 가져가는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도 그런 것으로 안다”며 “자료만으론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복지부 자료를 보면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에 따라 2022년 한해 모두 2만2473곳 의료기관에서 3200만건의 비대면 진료(코로나 재택치료 포함)가 이루어졌으며, 건강보험 재정에 더해 환자 본인부담금을 합친 비대면 진료비 규모는 1조4259억원(코로나 이외 질환 662억원)이었다.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의료법 개정 등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지속할 방침이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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