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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의협 ‘의대 정원’ 대정부 협상단 물갈이…“강경파 공격에 부담”

등록 2023-11-09 07:00수정 2023-11-09 12:11

의협 일부, 복지부와 1대1 대화 요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병원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병원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며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기구에 힘을 싣고 환자·병원단체 대표 등과 잇따라 만나 찬성 여론을 모으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대정부 협상 대표단 물갈이에 나섰다. 의협 내부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강하게 반대하는 인사들이 현 집행부와 협상 대표단에 불만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김이연 의협 대변인은 8일 한겨레에 “(보건복지부와 꾸린) 의료현안협의체 대표단 1기 활동을 마치고 2기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사퇴한 의협 쪽 단장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장을 비롯해 위원 5명 가운데 3명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런 조처가 지난 3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조처라고 설명한다.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는 협상단 전면 개편과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의대 정원 논의를 거부할 경우 새로운 양자 간 협의체 구성을 권고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확대를 공식화한 이후 의협 내부에서는 대정부 협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왔다. 이에 더해 의협을 대표해 협의에 참여하는 이들에 대한 내부 비난도 대표단을 새로 구성하는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의협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의료계 인사는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강경파가 (협상에 참여하는) 위원 개인까지 공격하면서 (위원들이) 부담을 많이 가졌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올해 1월 의협과 꾸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정원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8월부터 의사뿐 아니라 환자·의료소비자·병원·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로 협의 장을 넓히고 산하 전문위원회에서 의사 인력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그러나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이들을 주축으로 한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은 이날 자료를 내어 “의협과 복지부가 일대일로 참여하는 별도 의정협의체에서 (의대 정원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을 포함한 12개 의료단체가 모인 한국의학교육협의회도 의사단체와 정부 양자만 참여하는 ‘의료인력 적정 평가위원회’를 꾸리자고 주장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의사단체와만 하자는 요구에 응하지 않더라도 의협이 협상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는 예측이 나온다.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필수의료 강화 대책으로 그간 의협이 요구해온 의료사고 법적 부담 완화 및 보상 강화 등에 대해서도 정부와 협의를 시작한 만큼 대화를 이어나가는 쪽을 선택할 것이란 의견이다. 다만, 연임을 노리는 의협 집행부가 내부의 반대 여론을 의식할 가능성이 커 의대 증원을 놓고 정부와의 줄다리기가 더 팽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서울시의사회는 소속 회원 79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7%(6125명)가 의대 증원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의협 이외 보건의료 수요자 및 공급자 단체를 잇달아 만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을 만난 데 이어 이날 대한병원협회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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