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잇달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며,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중간 결과를 보면 4명의 사망자 가운데 3명의 혈액에서 세균이 검출됐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숨진 아기 4명 가운데 3명의 혈액에서 세균이 검출됨에 따라, 이번 연쇄 사망 사고와 세균 감염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아기들 주검 부검에선 4명 모두 소장과 대장에 가스가 찬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 3명의 혈액배양검사에서 세균이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현재까지 밝혀진 세균의 종류는 그람염색법을 적용했을 때 음성으로 나온 균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그람음성균이 구체적으로 어떤 세균인지는 20일 이후에 세균배양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알 수 있다”며 “세균이 직접적으로 신생아 사망과 관련 있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람음성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질환자나 신생아에게 장염,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 요로 감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사망한 아기들의 의무기록을 확보해 분석 중이며, 신생아 중환자실 환경 검체 등을 채취해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환자실에 함께 있다가 퇴원한 4명 가운데 1명이 감기 증상을,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8명 가운데 1명이 기력저하를 보여 관찰 중이다. 다른 신생아는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연구소에서 이뤄진 부검에선 숨진 아기 4명 모두 소·대장에 가스가 찬 것으로 나타나, 장 조직이 썩는 상태인 괴사성 장염이 의심됐다. 국과수는 “장염 등에 대한 정밀 진단은 조직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에서 사용된 수액 및 주사 세트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를 하기로 했다. 최종 부검 결과 발표는 한달 정도 걸릴 전망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총리실 비공개 간부회의에서 “민간병원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정부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전국 신생아 중환자실의 안전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신속하고 철저하게 점검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노지원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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