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북서부 우루무치시에 있는 신장의과대학에서 이 대학 의료진 류준(왼쪽)이 가족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그를 포함한 신장지역 의료진 142명으로 구성된 긴급의료팀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통제 대응을 위해 우한 지역으로 파견됐다. 우루무치/신화 연합뉴스
30~31일 전세기를 타고 입국하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 720명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14일 동안 격리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에 들어오는 교민들은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이들로만 제한된다. 정부는 감염증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이례적으로 재외 교민 수백명을 전세기로 귀국시키고 집단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아산과 진천 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도한 우려를 자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9일 오후 “귀국 희망 교민 수가 150여명에서 700명 이상으로 늘어난데다,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1인 1실(별도 화장실 포함) 방역 원칙을 따르다 보니 2개소를 선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수용능력, 의료시설 위치, 공항과의 거리,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애초 정부는 유증상 교민까지 함께 입국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중국과 이를 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교민들은 모두 4편의 임시항공편을 타고 입국한다. 기내에는 의료진과 검역관이 동승하고, 입국할 때는 별도 게이트에서 검역절차를 밟는다. 만약 이때 증상이 나타나면 해당 교민은 격리시설로 이동해 확진 여부를 검사한다. 시설에는 의료진이 상시 배치된다. 체온이 37.5도 이상 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곧바로 격리의료기관으로 이송된다. 정부가 감염병으로 재외 교민을 전세기로 귀국시키고 수백명을 집단 격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산, 진천 주민들은 이날 인재개발원 정문 앞길을 트랙터 등으로 차단하고 재검토 촉구 성명을 내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수원 밖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호흡기내과·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사람 몸을 떠난 바이러스는 오래 못 살고 죽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과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증상자 28명을 격리해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환자는 그대로 4명이며, 이들을 제외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83명이다.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람은 총 387명인데, 세번째 환자(54살 남성, 한국인)의 증상 시작 시점이 6시간(22일 오후 1시) 앞당겨지면서 접촉자가 74명에서 95명으로 늘었다.
박다해 송인걸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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