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 지역 교민들이 31일 오전 정부 전세기로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아산과 진천의 격리수용 장소로 갈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3차 감염’이 일어났다. 중국 우한을 다녀오지 않은 2차 감염자의 아내와 아들이 감염된 것이다. 이를 포함해 31일 하루에만 확진자가 5명이나 추가되는 등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오후 현재 국내 확진자는 모두 11명으로 늘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6번째 환자의 접촉자 8명을 자가격리시킨 뒤 심층조사를 벌였고, 이 가운데 (6번째 환자의) 가족 2명(10번째 아내·11번째 아들)에게서 양성 검사 결과가 확인됐다”며 “3차 감염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두 사람에 대해 질본은 추가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앞서 6번째 환자(55·한국인 남성)는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식당(한일관)에서 지인인 3번째 확진자와 식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 국내 첫 2차 감염 사례로 보고됐다. 이번에는 6번째 환자의 가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3차 감염이 일어났다. 이날 또 다른 2차 감염 사례도 나왔다. 24일 우한에서 귀국한 5번째 확진자(33·한국인 남성)의 지인(9번째 환자)이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된 것이다. 5번째 환자는 업무차 우한을 갔다가 24일 창사황화국제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귀국(아시아나항공 OZ322편)했고 귀국 당시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2차·3차 감염으로 확진된 환자 외에, 각각 우한에서 산둥성 칭다오(청도)를 거쳐 23일 인천공항(청도항공 QW9901편)으로 들어온 7번째 확진자(28·한국인 남성)와 8번째 확진자(62·한국인 여성)도 파악됐다고 이날 질본은 밝혔다. 7번째 환자는 26일부터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났으며, 접촉한 가족 등 2명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조처가 이뤄졌다. 같은 항공편을 타고 온 8번째 환자는 현재 전북 익산의 원광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본은 선별진료소를 확대하고 보건소에 검진 장비를 지원하는 등 확산 방지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제한된 범위 안에서 가족과 지인 간 전파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유행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데는 아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감염병 위기 경보를 현재의 ‘경계’ 단계로 유지하기로 한 배경이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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