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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환자 접촉 자가격리 2배로…12번 하룻새 접촉자 300명 늘어

등록 2020-02-04 20:38수정 2020-02-05 07:18

접촉자 분류 바뀌며 큰폭 증가
독립된 1인 공간서 생활하고
가족과도 최소 1m 거리 둬야
우한 교민들이 생활하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기숙사 숙소 모습. 연합뉴스
우한 교민들이 생활하는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기숙사 숙소 모습. 연합뉴스

4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환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접촉자’로 분류된 이들은 14일간 자가격리된다.

이날 현재 확진자의 접촉자는 모두 1318명에 이른다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집계했다. 이 가운데 3번과 5번·6번·12번째 환자의 접촉자 5명이 감염증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상태다. 그렇다고 1318명이 모두 현재 자가격리 중인 것은 아니다. 전날까지는 밀접접촉자(474명)만 자가격리 대상이었고, 일상접촉자 439명은 능동감시를 받는 대상이었다. 중대본은 바뀐 접촉자 기준이 시행된 이날 자가격리 인원을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이날 12번째 확진자의 접촉자만 하루 새 300명가량(361→666명) 늘었기 때문에 자가격리 규모는 큰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는 확진자의 증상 발현 시점 이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이들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명단과 연락처가 통보되며, 지자체의 통보 과정을 거쳐 환자와 접촉한 날짜로부터 14일간 집에서 지내야 한다. 격리는 특정 시설을 지정해서 할 수도 있다. 집이 좁아서 외려 가족에게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큰 경우가 그렇다. 해당 기간에 관할 보건소 직원들은 격리자에게 하루 두 번 이상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와 집에 머물고 있는지를 파악한다. 의심증상이 없다면 관련 조처가 풀리고, 발열·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나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으로 옮겨져 감염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가격리 조처를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 정은경 중대본부장은 “(격리자가) 감염증에 걸릴 경우 본인뿐 아니라 가족·지인, 이웃이나 동료에게 (바이러스)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가격리자들은 보건당국의 조처를 따라달라”며 “감염증 위험성을 잘 설득해 참여를 끌어내야 격리 기간이 잘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자가격리자에 대해 지자체 공무원을 일대일 담당자로 지정해 전담 관리하고, 협조하지 않으면 형사고발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기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마련한 자가격리 요령을 보면, 환기가 잘되는 독립된 1인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고 다른 가족들은 다른 방에서 지내거나 최소 1m 이상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격리 대상자와 접촉할 경우 손씻기 같은 위생수칙을 지켜야 한다. 격리자가 입이나 코를 덮은 손수건은 폐기하거나 비누·세제 등으로 빨아야 한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들은 갑자기 전염병으로 인해 자가격리가 될 경우 피해자이자 가해자 입장이 되면서 감염에 대한 두려움, 가족에 대한 불안함, 개인의 건강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분노 등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격리자들에 대한 심리상담을 했던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는 “일주일 휴가 내기도 쉽지 않을 만큼 바쁘게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이 2주 동안 집에 갇혀 있는 건 불편하고 힘든 일”이라며 “보통 밥을 먹어도 열감을 느낄 수 있는데, 식사할 때마다 (병에 걸렸는지) 두려워하기도 하고, 혹시 가족에게 전염될지 모른다는 우려나 공포감에 더 힘들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격리 기간 동안 중증의 질환을 겪게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나 스스로를 격려하며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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