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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경로 추적 어려운 깜깜이 환자 발생 우려…“지역사회 대규모 전파 가능성”

등록 2020-02-06 22:12수정 2020-02-07 13:38

당국, 신종 코로나 방역강화 논의
“오늘부터 감염 검사대상자 늘어
감염원 추정 힘든 환자 나올 수도”

추가 확진자 중 3명 ‘2·3차 감염’
2명은 환자의 가족, 1명은 지인
‘음성→양성’ 사례도 두번째 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거주하거나 이동·체류한 곳과 인접한 서울 성북구의 한 중학교 출입문에 학교 직원이 휴업명령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성북구와 중랑구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42곳과 서울 송파구 가원초, 해누리초, 가락초, 강동구 강명초·중이 이날 휴업에 들어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거주하거나 이동·체류한 곳과 인접한 서울 성북구의 한 중학교 출입문에 학교 직원이 휴업명령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성북구와 중랑구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42곳과 서울 송파구 가원초, 해누리초, 가락초, 강동구 강명초·중이 이날 휴업에 들어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보건당국은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지역사회 대규모 전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이에 대응할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입국자와 확진자가 접촉한 이들에 대한 감시에 무게를 실어온 기존 대응에서 방역망을 더 넓혀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까지 대비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추가로 내놓지는 못했다. 방역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전파 가능성에 대비한 방안을 우선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내일(7일)부터 확진검사를 강화하고 사례를 넓히다 보면 확진자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고, 감염원을 추정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 환자들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특히 경증 환자를 통해 감염이 확산되는 특성상 지역사회 전파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본부장은 “3·4차 감염만 해도 계속 연결고리가 있으면서 발생한 경우다. 하지만 사례정의 범위(검사 대상 범위)가 넓어지다 보면 감염원을 추정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 환자들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뒤, 보건당국 책임자가 지역사회의 대규모 전파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날 오전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도 “확진자가 23명까지 발생하는 등 지역사회로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비상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현재의 방역관리체계와 특히 지자체의 지역방역대응체계를 한층 더 강화하는 방안을 회의에서 집중 논의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당장 환자 증가에 대비해 격리·진단·치료를 위한 병상과 인력 등 의료자원이 부족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한편,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신종 감염병의 특성상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 등을 확보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7일부터 하루 검사 대상만 기존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지역이 나올 수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의료계 관계자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은 어떻게든 격리 대상자를 수용하거나 접촉자를 관리할 여력이 될 것”이라며 “자원이 부족한 지역들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긴급 대정부 권고문을 내어 “검사 확대로 격리 대상 환자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는데, 전국에 확인된 격리병실은 260여개에 불과하다”며 “최선의 방법은 국공립병원의 일부를 코호트격리병원으로 지정해 감염 환자를 지역사회·일반병원에서 분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가로 확진된 4명 중 중국에서 입국한 23번째 환자를 제외한 3명은 기존 환자에게 감염된 ‘2·3차 감염’ 사례였다. 20번째 환자(한국인 여성·41)는 15번째 환자의 처제, 21번째 환자(한국인 여성·59)는 6번째 환자와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를 같이 다니던 지인으로 각각 자가격리 중에 검사를 받아 확진됐다. 22번째 환자(한국인 남성·46)도 16번째 환자의 오빠로 자가격리 중 확진됐다.

이 가운데 20번째 환자는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가 2차 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인됐다. 1차 때에는 접촉자로 분류됐기 때문에 감염 증상이 없는 상황에서도 검사를 받아 음성이 나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환자는 1차 검사 결과 후에도 자가격리한 상태라 지역사회 접촉은 없었다. 음성 판정 뒤 재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례는 이번이 두번째다.

한편 광주광역시는 16번째 확진자가 머물렀던 21세기병원과 전남대병원을 포함한 접촉자 340명 중 145명에 대해 감염 여부를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고위험군으로 파악했던 23명을 21세기병원에, 저위험군으로 분류했던 31명을 광주소방학교 생활관에 격리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기준 국내 확진자는 23명으로 늘었고, 역학조사 중인 18~23번째 환자를 제외한 17명의 접촉자는 1234명에 이른다.

박수지 박현정 기자, 광주/정대하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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