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오명돈 위원장(왼쪽 둘째)이 코로나19 감염 뒤 나타나는 폐렴 증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온 측정이나 흉부 엑스레이 결과만으로는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왔다. 코로나19 환자의 중증도 분류가 매우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목소리다.
확진자를 치료 중인 의료진으로 꾸려진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1일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의 몇가지 임상적 특징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오명돈 위원장(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중국에서 환자 입원 시점에 체온을 측정했을 때 어떤 분포를 보였는지를 설명하며 “중증 환자임에도 체온이 37.5도가 안 되는 환자가 전체의 52%에 달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체크리스트에 의존해 열이 있냐 없냐만 판단하다가는 중증 환자를 놓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에 걸린 뒤 나타나는 폐렴 증상 역시 흉부 엑스레이 검사만으로 놓칠 수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오 위원장은 “중국에서 1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시점에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서 이상이 나오는지를 봤을 때 중증 환자인 경우에도 약 4분의 1가량은 폐렴 (소견)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체온과 페렴을 진단하는 데 있어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환자는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중증도를 판단받아야 한다”고 짚었다. 코로나19를 앓은 뒤 폐 섬유화 등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선, “전혀 학술적으로 검토되거나 관련 데이터가 보고된 바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