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구가톨릭대병원 코로나19 환자 이송팀이 환자를 음압카트에 싣고 검사실로 이동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사이토카인 폭풍’과 연관된 위중 환자가 나오면서, 보건당국이 해당 환자의 상태를 주시하는 한편 임상 전문가 의견을 청취해 치료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젊은 층이라고 코로나19에 천하무적이 아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까지 중증 환자 28명, 위중 환자 61명 등 중증 이상 환자가 모두 89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위중 환자 가운데는 20대 1명과 40대 1명이 각각 포함됐다. 전날 중증 환자로 분류됐던 또 다른 20대 환자 1명은 하루새 상태가 호전됐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8897명 가운데 20대 환자는 2396명으로 전체의 27%를 차지했다.
현재 대구 경북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20대 위중 환자는 산소호흡기와 인공심폐장치(에크모)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0일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이 환자에 대해 “사이토카인 폭풍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에 대항하려고 면역력이 과도하게 높아져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대규모 염증 반응이 나오는 현상으로 젊은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코로나19뿐 아니라 메르스, 사스 등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위중 환자가 나오면서 보건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젊은 층이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고 그에 더해 설령 증상이 가볍더라도 감염 전파의 연결 고리로서의 역할은 훨씬 클 수 있다”고 짚었다. 방대본은 코로나19 임상의 일선에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관련한 치료 지침 등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외에서도 20대 환자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각) “비록 고령자들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지만 젊은층이라고 코로나19에 천하무적은 아니”라며 “코로나19는 젊은층을 몇주씩 병원에 입원하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죽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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