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6일부터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됐던 공공·민간 시설들을 단계적으로 여는 등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으로 전환한다. 3월22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한 지 45일 만이다. 아직 일상생활과 방역지침을 조화롭게 적용하고 있는 나라가 없는 상황이어서, 한국 사회가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5월6일부터는 그동안 문을 닫았던 시설들의 운영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고 모임과 행사도 방역지침 준수를 전제로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며 “주요 밀집시설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 행정명령은 권고로 대체하겠다”며 생활방역으로의 이행 계획을 밝혔다. 다만 정 총리는 “이런 변화가 위험이 없어졌다거나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는 신호로 잘못 받아들여져서는 절대로 안 된다. 더 이상 사회적 비용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방역상 위험을 감수하며 경제·사회활동을 재개하는 절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술관과 박물관 등 비교적 밀집도가 높지 않은 실내 시설을 우선 개장하고 스포츠 관람 시설 등 실외 밀집시설과 국공립 극장·공연장·복지관 등 실내 밀집시설을 5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열 계획이다. 단 종교·체육·학원·유흥 시설 등에 대해선 지자체 재량에 따라 운영 자제 등 행정명령을 내리는 가능성은 열어뒀다. 거리두기는 1단계(생활 속 거리두기), 2단계(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단계별로 적용한다. 현재 ‘심각’ 단계인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는 황금 연휴 기간이 끝난 뒤 신규 확진자 수 등을 검토해 ‘경계’ 단계로 완화할 방침이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13명 늘어, 누적환자 수가 1만793명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은 최근 보름 넘게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나오고 있고, 특히 4월15일 치러진 초유의 방역 선거 이후에도 지역사회 감염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5일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 기간에 여행·모임이 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만큼, 마스크를 쓰고 사람 간 거리두기를 하는 등 기본 수칙을 계속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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