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중랑구 원묵고등학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이 학교 학생, 교직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지역에서 중소규모 집단감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서울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발 집단감염은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동포 쉼터로,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에서 시작된 감염은 경기 용인시 큰나무교회로 퍼져나간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날 구로구는 ‘리치웨이’를 방문했던 확진자가 거주했던 중국동포교회 쉼터와 교회 관계자 등 36명을 긴급 전수검사한 결과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확진된 환자를 포함해 최소 9명이 감염됐으며, 쉼터 거주자와 교회 신도 등 150여명을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52명이다.
양천구 탁구클럽 관련 확진자는 41명으로 늘어났다. 5월28일 양천구 탁구장을 방문했던 방문자가 사흘 뒤 용인시 큰나무교회에서 예배를 본 사실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의 역학조사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방대본은 큰나무교회 관련 확진자 19명을 양천구 탁구클럽 관련 집단감염 사례로 재분류했다.
다만, 롯데월드를 방문했던 서울 원묵고 고3 확진자와 관련해선 동행한 친구와 가족 등 우선 검사를 실시한 150명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학생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지 않아, 아주 많은 전파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거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날보다 늘어난 신규 확진자(8일 0시 기준)는 38명으로, 국외 유입 5명을 제외한 33명이 모두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 규모가 50명대였던 지난 6~7일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리치웨이나 탁구클럽의 최초 감염 경로도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종교 소모임, 동호회, 무등록 판매업소 등 방역당국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모임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날부터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검사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무증상이라도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한 선제적 조치다. 서울시 누리집으로 신청한 시민 가운데 매주 1천명을 뽑아 시립병원 7곳에서 검사를 진행한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쪽방촌, 고시원, 소규모 공사장, 새벽 인력시장 등 방역수칙이 지켜지기 어려운 곳을 미리 찾아내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방대본은 의학 학술지 <랜싯>에 게재된 논문을 근거로 사람 사이에 1m 거리를 유지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82% 감소하고,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환경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면 감염 위험을 8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황예랑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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