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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코로나19 의료·방역 인력 절반 “근무지 감염 불안”

등록 2020-06-11 17:59수정 2020-06-11 19:58

경기도·유명순 교수팀 1112명 조사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얼음팩과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얼음팩과 선풍기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된 의료·방역 인력의 절반 이상이 “현 근무지가 감염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에 6명 꼴로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정서적 고갈’(번아웃)을 느끼고 있었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은 11일 ‘1차 경기도 코로나19 의료·방역 대응팀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 대응 인력의 안전·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이뤄진 조사에는 간호사(58.9%), 보건소 공무원(23.5%), 의사·보건직 등 간호사 외 의료진(13.7%) 등 1112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대응 인력의 50.1%가 ‘현 근무지가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중 43.8%는 ‘감염 가능성이 크다’고도 보고 있었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지난달 18∼26일) 경기도 일반인 258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의 응답률(12.4%)보다 3.5배 높은 것이다.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 인력이나 역학조사관 등 접촉·확진자 최초 대응인력의 체감 안전도(4점 척도 질문에 대답 평균 2.38)가 의료기관(민간 2.45, 공공 2.56)보다 낮다는 점도 파악됐다. 이는 “시설을 갖추고 훈련을 숙지한 의료기관 인력에 견줘 초기 현장 대응 인력들이 통제 불가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시간의 압박을 받기 때문”이라고 유 교수는 해석했다.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응답자의 16.3%가 ‘즉각 도움이 필요한 고도의 스트레스 상태’였고, 그보단 덜하지만 ‘재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가 73%에 달했다. 스트레스 유발 요인은 육체적 피로(45.3%), 민원 대응(44.4%), 경제적 보상 부재(41.4%) 순서로 꼽혔다.

응답자의 60% 이상은 정서적 고갈을 호소했다. 정서적 고갈(감정적 소진·번아웃) 정도를 묻는 7점(0∼6점) 척도의 9개 문항에서 ‘나는 너무 열심히 일하고 느낀다’에 대한 평균 점수가 4.2로 가장 높게 측정됐다. ‘하루의 일과가 끝날 때면 녹초가 된다’는 평균 4.1이었고 ‘아침에 오늘도 일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기운이 빠진다’는 3.82였다. 그밖에 ‘일 때문에 정신적으로 지쳐 있다고 느낀다’ ‘일 때문에 완전히 기진맥진한 상태에 있다고 느껴진다’ 등 모두 9개 문항에 대한 평균 점수는 3.41이었다. 유 교수팀은 관련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한 사람이 9개 문항에 매긴 점수를 합쳐 27을 넘어서면 ‘정서적 고갈이 있다’고 전제하고 분석하니, 응답자의 62.9%가 코로나19 업무로 인한 정서적 고갈 상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코로나19 대응 인력들은 높은 수준의 업무 지속 의지와 책임 의식을 보였다. 83.4%가 ‘코로나19가 계속되는 한 주어진 일을 계속하겠다’고 답했고, 77%가 ‘코로나19가 아무리 심각해도 맡은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 교수는 “방역·의료 대응팀을 위해 정부 지원은 물론이고 사회적 연대감이 발휘될 때”라고 짚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공동으로 한 ‘1차 경기도 코로나19 의료·방역 대응팀 인식 조사’ 결과 중 하나. 간호사, 보건소 공무원, 의사·보건직 등 의료진 등 조사 대상 1112에게 동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참여자(643명) ‘힘내’ ‘파이팅’ ‘모두’란 단어가 많이 쓰인 문장을 적어냈다. 자료 : 서울대 보건대학원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공동으로 한 ‘1차 경기도 코로나19 의료·방역 대응팀 인식 조사’ 결과 중 하나. 간호사, 보건소 공무원, 의사·보건직 등 의료진 등 조사 대상 1112에게 동료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참여자(643명) ‘힘내’ ‘파이팅’ ‘모두’란 단어가 많이 쓰인 문장을 적어냈다. 자료 : 서울대 보건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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