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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양성’ 오진에 불신 쌓일라…수탁 검사기관 전수조사 나선다

등록 2020-06-16 05:00수정 2020-06-16 07:32

광주·논산 3명 ‘위양성’ 판정
3건 모두 같은 기관서 검사 맡아
검사인력 실수로 ‘검체 오염’ 결론
“검사 시약 등 시스템 문제 아냐”

검체별 결과 달라도 ‘재검’ 어려워
임상정보 공유·피로도 누적 등 지적
정은경 “인력 보충, 정확성에 최선”
서울 송파구 소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 4층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해당 센터의 1층 작업장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소재 롯데택배 동남권물류센터 4층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해당 센터의 1층 작업장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 의심 사례 3건이 최종 ‘위양성’(양성이 아닌데 잘못 진단된 경우) 판정을 받게 된 것과 관련해 방역당국은 검사 시약 등의 문제가 아니라 검사 인력의 실수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런 검사 오류가 반복된다면, 확진자가 아닌데도 접촉한 이들이 대거 진단검사를 받거나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방역당국은 전체 수탁 검사기관 15곳을 대상으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소속 전문가들은 15일 브리핑에서, 위양성으로 최종 판단된 광주 중고생 2명과 충남 논산 1명의 검체를 다뤘던 검사 전문기관을 대상으로 전날 벌인 현장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3건의 검사는 모두 같은 수탁기관에서 했다.

이번 위양성 사례는 검사 인력의 실수로 인해 검체가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통상) 양성 검체를 다루고 나서 음성 검체를 처리하는데, 예를 들어 손이라든가 이런 데 오류가 발생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검체가 오염되는 경우가 생긴다”며 최근 “검사량 증가에 따른 피로도 문제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주말까지 진단검사기관 103곳에서 208만3750건의 검사가 이뤄졌다. 검사 건수는 대구·경북 환자 폭증 시기 하루 최고 2만4천건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수도권에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번지는 바람에 하루 3만6천건 이상이 의뢰되고 있다.

의료기관과 달리, 검체만 받아 검사만 전문으로 하는 기관은 검사 결과와 환자의 임상 상태를 비교해볼 수 없어 오류를 걸러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위양성 사례 3건 모두 콧구멍 등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상기도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고, 객담(가래) 검체에서만 양성이 나온 이례적인 상황임을 거론하며 “의료기관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면 검체를 다시 채취해 재검을 했을 텐데, 검사 전문기관에서는 재채취가 불가능하고 임상정보도 알 수 없어 양성으로 보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올바른 검사 결과 판독을 위해 (검사 전문기관에) 임상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도 짚었다.

이날 방역당국은 위양성을 의심하는 이들의 문의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질본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바뀌면 처음 수탁기관이 다룬 검체를 다시 살펴보는 등 확인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현재까지 위양성으로 판단된 사례는 원묵고 3학년생과 광주·충남 사례 등 4건뿐”이라며 “결과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곧장 위양성을 의심하는 것은 다소 과도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확진자로 인해 주변에 전파된 사례가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전체 검사의 신뢰도나 정확성이 떨어지는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검사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수탁 검사기관 전체를 조사해본 뒤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검사기관들에 “검사 담당 인력들의 피로도가 누적되지 않도록 인력 보충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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