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입국자의 신규 비자 발급을 억제하고, 부정기 항공편 운항 허가도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 두 나라에서 온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자 기존 ‘입국자 2주 자가격리’ 조처에 더해 추가로 입국 억제책을 쓰기로 한 것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정례 브리핑에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 대해 23일부터 강화된 방역조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모든 입국자들에게 적용되는 ‘2주 격리, 입국 3일 안 진단검사’에 더해 비자·항공편까지 제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조처는 지난 14~20일 국외 유입 사례가 97명으로, 5월24~30일 43명, 5월31일~6월6일 41명, 6월7~13일 42명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것과 관련이 깊다. 특히 농번기 대비 인력 충원, 원양어선 선원 모집 등으로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에서 한국으로 오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와 함께 중대본은 23일부터 방문·다단계판매업, 유통물류센터, 300인 이상 대형학원, 뷔페음식점 등 4개 시설을 고위험 시설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고위험 시설에선 사업주와 이용자 모두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등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최근 이런 시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난 데 따른 조처다.
실제로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대전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는 7명 더 늘어 모두 47명이 됐다. 이 가운데 광주 20대 남성, 전북 전주시 10대 학생은 방문판매업체의 설명회에 참석했던 대전의 확진자 2명과 같은 식당에서 지난 12일 오후 5시20분께 약 5분 동안 마주쳤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날 전북 익산시에서 확진된 20대 여성은 광주 20대 남성의 대학 친구다. 2·3차로 추정되는 추가 감염이 일어나면서 방문판매업체 관련 환자 발생 지역이 전북과 광주로 번지는 모양새다.
한편, 중대본은 지난주 확진자의 절반가량이 50대 이상으로, 중증 환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의 비율은 10.6%로 높아졌다.
최예린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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