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광화문네거리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출근길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서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감염 경로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 ‘깜깜이 전파’가 여기저기서 이어지고 있다. 누적 확진자가 14명으로 늘어난 광주 광륵사 관련 사례의 최초 감염 경로가 아직 오리무중인 가운데, 방문판매업체발 집단감염이 확산되던 대전에서는 30일 ‘새로운 집단’의 감염자 9명이 또 나왔다. 지난 2주간(6월16~30일) 확진자 645명 가운데 ‘감염 경로 조사중’인 사례는 11.5%에 이른다. ‘감염 경로 조사중’ 비중은 방역당국이 방역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5% 미만’을 훌쩍 넘어, 지난 15일 이후 줄곧 10%대다.
30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43명 늘었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환자가 23명인데 경기(7명), 서울(6명), 대전(5명), 광주(3명), 강원(1명), 충북(1명) 등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그동안 수도권과 대전 지역에 집중됐던 확산세가 ‘조용히’ 전국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를 보면, 수도권 교회 관련 확진자도 5명 추가됐다.
이러한 ‘조용한 전파’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인구 면역도 조사’다. 그동안 방역 그물망에 걸리지 않았던 ‘숨어 있는 환자’ 또는 ‘무증상 감염자’ 규모를 알아내기 위해서, 일정한 규모의 국민을 검사해 몸에 항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항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다음 2~3주에 걸쳐 형성된다. 스페인에서는 국민 6만명을 대상으로 항체검사를 진행해 항체보유율 5%를 확인한 뒤, 전체 인구 4500만명 가운데 225만명이 감염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이런 감염 추정 규모는 확진자 수보다 10배가량 많았다.
이날 방대본은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잔여 혈청 1555건(4월21일~6월19일 수집된 검체)과 서울 서남권 의료기관에 내원했던 환자 혈청 1500건(5월25~28일 수집된 검체)의 항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는 두달마다 한차례씩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확보한 혈청의 항체 보유율을 검사할 계획이다. 최소 6천건 이상의 검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7~8월에는 대구·경북에서 건강검진과 연계해 1천명을 검사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항체보유율뿐만 아니라 코로나19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항체(중화항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랑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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