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1일부터 ‘렘데시비르’의 국내 공급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돼 폐렴이 있으면서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에게만 우선 투약된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1일부터 국내에 공급됐다. 이날 현재 산소 치료를 받을 정도로 위중하거나 중증인 환자 33명이 우선 투약 대상이다. 주치의가 투약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립중앙의료원에 요청하면 렘데시비르를 배부받을 수 있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미국에서 임상시험 결과 중증 환자의 치료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보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렘데시비르는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기간을 단축하고, 통계적으로 불명확하긴 하지만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 (투약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치료제를 투약받을 수 있는 환자는 △흉부 엑스선(CXR) 또는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상으로 폐렴 소견이 있고 △산소포화도가 94% 이하로 떨어진 상태이며 △산소 치료를 받고 있고 △증상 발생 이후 열흘이 지나지 않는 등의 4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해야 한다. 치료제 투여 기간은 5일이 원칙이나, 필요하면 5일을 연장할 수 있다.
이달까지 국내에 들여오는 것은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사가 무상공급하는 물량이다. 공급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투약 여부나 우선순위 결정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자문을 거쳐 이뤄진다. 다음달부터는 가격을 협상해 살 예정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사는 미국에는 렘데시비르 1병 값을 약 47만원으로 정했다. 미국에서 닷새간 6병을 투여하는데, 이것을 기준으로 하면 약값만 282만원이 드는 셈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이어서 국가가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지만, 렘데시비르는 건강보험 급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 문제는 좀더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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