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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최근 코로나 국내유행 ‘GH형’ 바이러스가 주도”

등록 2020-07-06 17:13수정 2020-07-06 17:22

코로나19 확진자 바이러스 526건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333건 ‘GH’로 분류...4월초 경북 예천 집단감염부터 유행 시작
정은경 본부장 “GH형 바이러스 전파력 높을 것으로 추정”

충청·호남권 재생산지수 1.34로, 전국 평균보다 높아
6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어린이집 원생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임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어린이집 원생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초 발생했던 경북 예천 지역의 집단감염 이후로 이태원 클럽, 대전 방문판매업체, 광주 광륵사 등에서 유행한 국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상당수가 ‘GH형’ 바이러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GH형은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로, 기존 바이러스 유형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세계적으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런 변종 바이러스의 높은 감염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한테서 검출한 바이러스 526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333건이 GH형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광주 광륵사와 금양빌딩 사례를 포함해 △대전 방문판매업체와 꿈꾸는교회 △서울 이태원 클럽과 방문판매업체인 리치웨이, 양천구 탁구장 △수도권 개척교회 △쿠팡물류센터 등의 사례가 모두 GH형으로 분류됐다. GH형이 국내에 처음 발견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초 경북 예천 집단감염 사례부터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S, V, G 등 크게 3개 계통으로 분류한 바 있다. S와 V형은 올해 초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할 당시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발견됐다. G형은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 등에서 주로 유행하고 있으며, G와 GR, GH형으로 세분화된 상태다. 앞서 지난 5월22일에도 방대본은 151건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중국 우한 교민을 포함한 초기 확진자들이 S형,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은 V형,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례는 G형에 해당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방대본이 발표한 분류 기준에 따르면, S형에는 우한 교민과 구로콜센터 사례 등 33건이 포함됐고 V형에는 부산 온천교회, 천안 줌바댄스, 정부세종청사, 구로만민중앙교회, 경북 성지순례단 등 127건의 사례가 해당됐다. 부산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러시아 화물선 선원들과 일부 국외 입국자들에서는 GR형 바이러스가 새롭게 발견됐다.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유입된 사례는 ‘기타’로 분류됐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3~4월에 유럽과 미국에서 굉장히 많은 입국자들이 있었고 그때 유입된 바이러스들이 최근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석한다”며 “지난 2~3월에 주로 돌았던 대구·경북 지역의 유행이나 중국에서 유입된 바이러스들은 최근 발견되지 않고 있어 대부분 차단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G형에 속하는 ‘D614’ 바이러스가 ‘G614’로 변이돼 전파속도가 빨라진다고 하는 외국 연구결과와 관련해, 정 본부장은 “전세계에 유행 중인 GH형 바이러스가 세포에서 증식이 잘 되고 인체세포 감염부위와 잘 결합해 전파력이 높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고는 있으나,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전염력 변화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를 통해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0시 기준으로 광주에서 확진자 7명이 추가되는 등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48명 늘어났다. 이 가운데 24명은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국외에서 유입된 사례다. 방역당국은 특히 호남 지역의 빠른 전파 속도를 우려하고 있다. 이날 방대본은 충청·호남 지역의 최근 일주일간 ‘재생산 지수’가 1.34로 전국 평균인 1.06을 웃돈다고 밝혔다.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를 통해 바이러스 전파속도와 역학조사 속도를 가늠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전파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기 중 전파’ 가능성도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날 32개국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중 전파’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세계보건기구에 보냈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비말(침방울)의 크기가 다양하기 때문에 작은 비말들이 공기 중에 오래 떠다니면서 좁은 공간의 실내공기를 오염시켜 전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밀집, 밀접, 밀폐된 곳에서 장시간 활동하면 안 되고 실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강조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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