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공군 공중급유기 ’KC-330’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파견 근로자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5일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방역당국이 내다봤다. 24일 부산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 선원들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라크 귀국 노동자 가운데 89명이 증상을 보인 탓이다. 주말에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기게 되면, 지난 4월1일(101명) 이후 115일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상황으로는 (25일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세자릿수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부산항 북항에 입항해 정박 중이던 러시아 원양어선에 승선해 선박을 수리한 국내 업체 직원 ㄱ씨가 지난 23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국립부산검역소는 선원 94명 전체를 진단검사했고 이 가운데 32명이 이날 확진됐다. 특히 ㄱ씨와 함께 일한 선박수리공 141명 중 5명이 이날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부산 지역사회 전파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러시아 선박에서는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1차 음성 판정을 받은 62명은 배 안에 격리돼 있는 상태다. 지난 20일부터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러시아 선박 13척에 탑승한 429명에 대한 전수검사도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은 러시아 선원 중에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ㄱ씨의 접촉자만 해도 150여명에 이른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건설노동자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상당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 293명이 공중급유기 2대에 나눠 타고 귀국했는데, 유증상자가 89명으로 최종 파악됐기 때문이다. 권 부본부장은 “이라크 현지의 환자 수가 10만명에 근접하고 있고, 앞서 우리나라 노동자도 45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바 있다”며 “유증상자만 89명이기 때문에 아마도 상당히 많은 확진자가 곧 확인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단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노동자들은 국립중앙의료원 등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임시생활시설 2곳에서 앞으로 2주간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41명이 나왔다. 서울 송파구 사랑교회와 강서구 데이케어센터, 경기도 포천 군부대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퍼져나가고 있는 탓에, 지역사회 확진자가 28명 발생했다. 성가대 모임 등을 통해 전파된 사랑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18명으로 늘었다. 정규 예배를 제외한 모든 소모임 등을 금지한 교회 방역수칙 의무화 조처가 이날 오후 6시부터 해제됨에 따라, 교회를 중심으로 한 추가 전파 우려도 나온다.
황예랑 김광수 기자
yrcom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