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소재 한 교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건물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교회의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세가 이어지며 주말 이틀 연속 국내 발생 확진자가 30명씩 나왔다. 지난달 24일 교회 소모임 금지 등 방역 강화 조처를 해제하고 2주(최대 잠복기)가 지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종교 소모임의 방역을 다시 강화할지 검토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지역사회 신규 확진자가 30명, 국외유입 확진자가 13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신규 확진자는 국내 30명, 국외 6명으로, 주말 동안 발생한 지역사회 신규 환자 60명 가운데 56명이 수도권(서울 27명, 경기 26명, 인천 3명)에서 나왔다.
신규 확진자는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교회 모임을 중심으로, 교인이 오간 다단계 업체와 어린이집 등 직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첫 환자가 나온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 관련으로는 주말 사이 신규 확진자가 16명 생겨 이날 낮 12시까지 누적 확진자가 24명으로 늘었다. 첫 환자를 포함한 교인이 10명, 가족과 지인이 2명, 직장 관련이 12명이다. 이 교회 확진자를 통해선 풍동 시립숲속아이어린이집에 이어 지역사회로까지 엔(n)차 전파가 이뤄졌다.
고양시의 또 다른 교회인 기쁨153교회 관련으로는 주말 동안 5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20명이 됐다. 이 가운데 2명이 교회 목사 부인이 일하는 경기 양주 산북초 교직원이고, 9명이 교회 목사가 속한 다단계 판매업체 ‘엘골인바이오’ 관련이다. 엘골인바이오는 앞서 집단감염이 생긴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역삼동 브이(V)빌딩과 가까운 곳에 있어 강남 일대에 바이러스 전파의 연결고리가 존재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종교 소모임의 방역 강화 조처 재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9일 “종교 소모임 금지를 해제한 뒤 유행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앞서 시행한 대처 방안을 재차 도입해 반복할지, 아니면 조금 더 강화된 새로운 규제를 할 것인지를 두고 (정부 안에서) 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10일 정규 예배가 아닌 각종 종교 소모임이나 종교시설에서의 단체 식사를 금지했다가 2주 만에 해제했다.
이와 별개로 고양시는 9일부터 23일까지 2주간 고양시의 종교시설 소모임과 단체급식 등에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선제적으로 발동했다. 또 집단감염이 발생한 고양시 주교동, 성사1동, 풍산동의 경로당과 도서관 등 공공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해 2주간 폐쇄된다. 시장·대형마트·식당 등 다중집합장소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출입이 제한된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개국의 방역 강화 대상국 지정 등 국외 입국자 방역을 강화한 결과 최근 2주(7월26일~8월8일)간 국외 유입 환자가 하루 평균 21.4명으로, 직전 2주(7월12~25일) 31.4명보다 10명 줄었다고 밝혔다.
최하얀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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