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에서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이 교회에서는 지난 14일 교인 1명이 하계수련회 참가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총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만에 138명이 늘어나는 등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최근 수도권 기초감염재생산지수(한 사람이 감염시키는 사람 수)가 3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특히 60대 이상 확진자가 약 38%로 지난 2∼3월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과 견줘 3배에 이른다며 “대유행 위기로 빠져들 수 있는 바로 문턱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8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8월 9일부터 15일까지 재상산지수가 수도권에선 1.78, 전국적으론 1.67로 계산됐는데,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확산한) 16∼17일을 반영하면 일부 전문가들은 3에 가까운 수치로 계산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전파가 대규모로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권 부본부장은 “지금 단계에서 통제하고 억제하지 못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되는 상황은 피할 수가 없다”며 “이번 주에 서울·경기 지역의 확산세를 막지 못한다면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의 일상이 멈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총 235명이고, 국외유입 사례는 11명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38명이 추가돼 현재까지 총 누적 확진자 수는 457명이다. 확진자는 서울 282명·경기 119명·인천 31명으로 수도권에서 432명, 비수도권인 6개 시도(대구·충남·경북·대전·강원·전북)에서 25명이 발생했다. 이날 0시 기준 명단을 확보한 교인 4000여명 가운데 소재가 파악된 3436명의 교인도 서울(1971명), 경기(890명), 인천(132명), 경북(77명), 충남(57명) 등 다양한 지역에 분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권 부본부장은 “지금 이 순간 위험요인이 비교적 작다고 생각되는 비수도권 지역도 감염이 유입되지 않게 사전에 지역위험도에 맞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대구광역시처럼 선제적이고도 매우 과감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관련해 2차 전파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안디옥교회를 중심으로 15명이 발생했고, 롯데홈쇼핑 미디어서울센터에서 7명, 농협카드 콜센터에서 4명, 케이(K)국민저축은행 콜센터에서 2명, 새마음요양병원에서 1명, 서울 암사동의 어르신방문요양센터에서 1명 등 다양한 장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추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방대본은 또 “지난 8일 경복궁 인근의 집회, 15일 광화문 집회에 현재까지 최소 10여 명의 확진자가 참석한 것이 확인됐다. 집회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추가적인 감염 확산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무엇보다 고령환자가 많은 점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현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60대가 26.2%, 70대가 10.1%, 80대 이상이 1.5%로 60대 이상이 약 38%에 이른다. 신천지 관련 확진자 중 60대 이상 비율이 약 13.5%였던 것에 견주면 약 3배 가깝게 고령 환자가 많은 상황이다. 게다가 2∼3월보다 전파력이 높은 지에이치(GH)형 바이러스인 점, 인구가 많고 동시에 밀집한 수도권에서 시작된 유행이라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신천지 집단감염보다 더욱 위험한 상황이란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권 부본부장은 “전 국민이 방역수칙을 아는 상황에서도 전파위험 행위가 이루어졌을 정도로 위기감이나 경각심이 둔화돼 있다”며 “코로나19 백신은 매우 요원한 상황에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단은 거리두기밖에 없다.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신 직후에 바로 마스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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