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바람의 거리 광장에서 열린 WWF(Wear, Wash, Far away)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300명 밑으로 떨어졌지만, 방역당국은 “폭풍 전야”라며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강조했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를 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280명이 늘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 14일(103명)부터 세자릿수를 기록 중이지만, 400명에 육박했던 지난 23일(397명) 이후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장은 이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흐름상 23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적어도 수도권에서는 증가세가 한번 꺾이지 않았나 추정된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하지만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겉보기엔 이틀 연속 확진자 수가 정체된 것처럼 보이지만 전국 확산의 폭풍 전야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수도권 거리두기의 영향이 얼마나 반영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 기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915명에 이르렀고, 8·15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193명으로 늘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에 이어 전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도 이날 양성 판정이 나왔다. 또 〈에스비에스>(SBS) 협력업체 직원이 확진되면서, 이날 목동 사옥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 원주(16명), 전남 순천(14명) 등에서도 이날 확진자가 여럿 나왔다.
방대본은 ‘폭풍’이 될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지역적으로 발생 분포가 넓어지고 △감염집단의 수가 많아지며 △‘깜깜이’ 환자 규모가 크게 줄지 않는 등 주요 지표가 나아지지 않는 점을 꼽았다. 권 부본부장은 “거리두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추석 연휴조차도 집 안에만 머물러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와 별개로, 방역의 고삐는 계속 죄어지고 있다. 26일부터 수도권 학교들이 원격수업으로 일제히 전환할 예정이고, 앞서 13개 시·도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서울·인천시는 10인 이상 집회를 금지한 바 있다. 사실상 ‘거리두기 2.5단계’나 다름없는 방역 조처들이 시행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확진자가 늘어나는 데 대비한 병상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이날 기준 38명으로, 전날보다 6명 늘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중증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가용 병상이 56개 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실제로 당장 중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 수는 훨씬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영수 상황실장은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14일 이후 발생한 중환자만 30명에 이른다”며 “하루 10명 남짓한 중환자가 발생하고 증상 발생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지기까지 평균 닷새가 걸리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달 말에는 최대 134명의 중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24일 기준 수도권에 코로나 중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은 85개로 집계되는데 이 가운데 의료진이 있어 당장 입원 가능한 병상은 7개(대한중환자의학회 집계)”라며 “이달 말까지 서울 31개, 경기 20개 등 총 51개 중환자 병상을 상급종합병원 등에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황예랑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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