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내 어린이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27일 LG에 따르면 LG화학 소속 남자 직원의 아내와 자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자녀는 LG트윈타워 동관에 위치한 어린이집을 다닌다. 이날 오후 LG그룹 직원들이 트윈타워 동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용실, 아파트, 탁구클럽 등 일상생활 공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교회나 집회 등 특정 집단을 매개로 확산하던 감염원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공간으로 파고든 것이다. 방역당국은 흡연을 하거나 승강기를 탈 때 등 일상 생활에서 수칙을 확실히 준수하는 것이 거리두기 단계 상향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를 보면, 2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41명에 이른다. 수도권에서 하루 확진자가 처음으로 300명을 넘어섰다.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100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는데 이는 지난 3월21일 이후 처음이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환자의 비중도 계속 커지고 있다.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가운데 19.4%가 깜깜이 환자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날 새로 나온 확진자 중에서도 33.2%가 감염경로를 조사중이다.
지난 2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구로구 아파트 관련 누적 확진자는 28명으로 늘었다. 해당 아파트 확진자의 직장 동료(금천구 비비팜) 20명과 가족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데 이어, 아파트 내 거주자 5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환기구 보단 승강기 등을 통한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증상 발현이 빠른 환자가 같은 아파트 내에서 더 층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가 된 상황으로 환기구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는다”라며 “의정부 아파트와도 마찬가지로 승강기 내의 전파 가능성이 있다. 승강기 내에서도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 미용실인 ‘헤어콕 연신내점’에선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 8명이 더 늘어 총 9명이 확진됐다. 경기도 안양 군포 지역에선 지인 모임을 통해 16명이 추가 확진돼 총 확진자가 17명으로 늘었다. 체육시설을 통한 감염도 확산 중이다. 광주시 동광주탁구클럽에선 11명이 늘어 현재까지 총 12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견됐다. 강원도 원주시의 실내체육시설과 관련해서도 자가격리 중이던 7명이 추가 확진돼 전체 확진자는 64명으로 집계됐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및 광화문집회 관련 양성률은 30%를 넘어섰다. 이날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는 사랑제일교회 신도 중 639명이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으며, 이들 중 검사가 완료된 241명 가운데 7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약 33%의 양성률이 나타나 굉장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현재까지 파악한 사랑제일교회 신도와 방문자는 5912건으로 검사를 받은 사람은 1902명이다. 나머지 분들도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사랑제일교회와 도심 집회를 포함, 여름휴가 등으로 이동량이 많아져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정체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놨다. 권 부본부장은 “연결고리 자체가 매우 다양해 기대했던 대로 잘 억제되지는 않는 상황”이라며 “거리두기 단계도 고민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 단계에 맞는 실천이 확실하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약속을 아예 안 잡고, 악수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쉴 새 없이 손을 씻고, 어디서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 등 카페와 음식점에서 환자가 발생한 것처럼 공기흐름에 따라 코로나19 전파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승강기와 같은 실내, 음식점, 노래방은 물론이고 (카페에서도) 음료를 드실 때 제외하고는 항상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담배를 피울 때도 숨을 내뿜을 때 바이러스가 많이 배출이 된다”며 “65살 이상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폐쇄’에 가까운 거리두기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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