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부산 북구 만덕동 한 요양병원에서 방역 관계자가 방역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53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계획을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입원하는 환자는 입원 시 검사를 하고 장기입원한다는 점에서 위험요소가 많지 않지만, 의료진이나 종사자들은 계속 출근을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하다”며 “확진자가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는 수도권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전수 검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부산 북구 만덕동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5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지표환자는 요양병원 종사자로 지난 13일 확진된 후 추가 검사를 통해 전날 밤과 오늘 오전 잇따라 확진됐다. 확진자는 요양병원 환자 42명, 간호인력 5명, 간병인 6명 등이다.
고위험군이 모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전수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윤태호 반장은 “코로나19는 전날 음성이었지만 이틀 후에 양성이 될 수 있고, 출입자의 경우 같은 사람도 상황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매일 검사를 하지 않으면 (확진자를) 놓치는 부분이 있다”며 “대구와 수도권 등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지역의 경우 종사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전수검사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양원과 달리 요양병원은 신규 환자 검사와 유증상 종사자 출입 제한 등이 매일 건강보험공단의 전산시스템을 통해 보고하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84명 늘었다. 국내 지역사회 감염이 53명, 국외유입 사례가 31명이다. 부산 요양병원 확진자들은 아직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날(33명)에 이어 국외유입 환자가 30명 넘게 발생하는 배경에 대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코로나19의 세계적 재유행 추세와 함께 러시아와 네팔 등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국외유입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첫 원전 수출사례인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에서 최근 우리 근로자를 포함해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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