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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빽빽이 붙은 병상…요양시설 집단감염, 떨어질 틈이 없다

등록 2020-10-15 21:56수정 2020-10-16 02:43

매번 되풀이되는 ‘코로나 방역 사각’

부산 해뜨락 요양병원 확진자 또 사망
최근 숨진 9명 중 7명 발열도 확인
시 “환자 불편 탓 병상 간격 더 좁혀”

‘고위험군’ 고령층 환자 몰려서 생활
지역사회 감염 때마다 피해 이어져
전문가들 “시설 밀집도부터 낮춰야”
15일 오후 53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북구 보건소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에 이틀에 한번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53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 요양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북구 보건소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에 이틀에 한번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산 해뜨락 요양병원의 80대 확진자가 15일 숨졌다. 지난 12일 숨진 뒤 양성 판정을 받은 80대 환자에 이은 두번째 사망자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한꺼번에 53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과 관련해, 요양병원의 병상 간 간격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집단감염에 취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 환자가 모여 있는 요양병원·요양시설의 밀집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날 부산시는 비대면 브리핑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해뜨락 요양병원 입원 환자 2명이 위중해서 부산대병원으로 이송했는데, 80대 1명이 오늘 새벽 4시께 사망했다”고 밝혔다. 남은 위중·중증 환자는 1명뿐이지만, 고령 환자가 많기 때문에 환자들의 경과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해뜨락 요양병원 관련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확진자(환자·직원)의 접촉자는 113명이며, 진단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하지만 음성 판정을 받은 요양병원 입원환자 123명과 직원 95명을 포함한 격리자 가운데 일부는 잠복기(최대 14일)를 거치며 양성 판정이 나올 수 있어 부산시가 긴장하고 있다. 첫번째 확진자인 50대 간호조무사 이전에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확진자 가운데 요양병원 직원 1명이 레이카운티 조합원 총회에 다녀갔으며, 당시 총회에는 약 2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요양병원에서 지난 9월 이후 숨진 9명의 사망자 가운데 7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인 발열이 있었던 것도 이날 추가로 확인됐다. 이달 들어 숨진 사망자만 5명(확진자 2명 포함)이어서 부산시 보건당국이 집단감염과의 연관성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이날 “해뜨락은 대부분 3~6인실, 최대 9인실로 운영됐는데 관련 법상 병상 간 간격을 두기 위해 병상을 벽 모서리까지 밀다 보면 환자들이 생활하기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어 간격을 좁혀 생활한 것이 확인됐다”며 “이 상태로 만약에 계속 입원을 했다면 감염에 취약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해당 시설의 환자들은 마치 수용소처럼 집단으로 밀집돼 있고, 저렴하게 환자를 돌보는 구조라서 감염관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예방의학)는 “돌봄 특성상 고위험 환자와 종사자 간 밀접한 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병원 안에서 (치매에 걸렸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마스크를 계속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당 시설 밀집도를 낮추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만 23명의 확진자가 나왔는데, 지역사회의 소규모 발생이 감염 위험에 취약한 인근 요양병원으로 전파된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5월에도 서울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과 8·15 광복절 도심 집회발 감염은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43명)와 다나병원(65명), 경기 고양시 박애원(42명) 등 요양시설이나 정신병원 등 감염 취약 시설로 퍼졌다. 대구에서도 정신병원인 경북 청도대남병원에서 확진자가 지난 2월 이후 119명까지 나왔고, 대구 한사랑요양병원(128명)과 대실요양병원(99명) 등으로 감염 연쇄고리가 이어졌다.

권지담 김광수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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